항공업계, 예약 증가로 수요 회복세…”진짜 희망”

델타 CEO “5~6주 전부터 고객들 여름 여행계획 세워”

코로나19로 크게 휘청였던 미국 항공업계가 수요가 조금씩 회복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 보도했다.

WSJ는 항공업계 관계자들을 인용, 최근 항공편 예약 건수가 증가하면서 항공업계가 활기를 띠고 있다고 전했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한 업계 행사에서 “5~6주 전부터 사람들이 봄과 여름에 대한 여행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고, 항공편 예약이 증가했다”며 “이번에는 진짜 희망이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각국이 여행 중단 결정을 내린 뒤 항공업계는 거의 마비되다시피 했었다. 미 교통통계국에 따르면 2020년 미국의 항공기 탑승객은 전년대비 60% 감소했고, 이는 1980년대 중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그 결과 미국의 주요 항공사들은 작년 한 해동안 무려 350억달러(39조7000억원)의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올해 1~2월까지만 해도 변이 바이러스가 크게 확산되며 각국이 문을 걸어잠갔지만, 3월 들어 억눌려 있던 항공편 수요가 되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일일 공항 심사 건수는 지난 12일 136만명, 14일 134만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는 미국 내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하고,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되고 있다. 아직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여행을 하지 말라고 권고하지만 뉴욕과 코네티컷 등 일부 주는 여행자들에 대한 격리 규정을 완화하기도 했다.

델타항공뿐 아니라 사우스웨스트항공과 제트블루항공도 점점 많은 이들이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1분기 매출 감소를 어느정도 만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여행 분석업체인 포워드키스의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국내 항공편 예약은 1월 첫째 주에는 2019년 수준의 42%였으나 3월 첫째 주에는 2019년 수준의 64%까지 올라왔다.

올리비에 폰티 포워드키스 부사장은 “연초부터 매주 미국 국내 예약 건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WSJ는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 최근 항공권 예약의 증가는 항공사들의 현금 손실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메리칸항공의 더그 파커 CEO는 “지난 3주는 대유행 이후 가장 좋은 3주였다”고 말했다.

스콧 커비 유나이티드항공 CEO는 이달 중 부채 상환을 제외한 현금흐름이 플러스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델타항공 측은 이르면 이달 안에 현금 소진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정부 지원까지 뒷받침되고 있다. 조 바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1일 서명한 경기부양안에는 항공사 근로자의 급여와 복리후생비를 충당할 수 있는 140억달러가 포함돼 있다. 이로써 항공사에 대한 정부 급여 지원 총액은 540억 달러로 늘어났다.

이날 항공업계 주식은 상승세를 탔다. 유나이티드항공은 8.26%, 아메리칸항공은 7.7%, 델타항공은 2.3% 상승했다.

델타항공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