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우리는 폭스콘과 다르다”

로이터 “애플카 협상 3년 전부터 진행…’단순 하청’에 거부감”

여전히 타결 가능성 높아…생산기지는 기아 조지아 공장 유력

현대차그룹과 애플의 일명 ‘애플카’ 생산 협상이 지난 2018년부터 진행돼 왔으며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은 ‘단순 하청업체로의 전락’을 우려한 현대차의 거부감 때문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29일 통신에 따르면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애플카 생산이) 우리에게 좋은 일인지, 또한 어떻게 일을 진행해야 하는지에 대해 매우 고뇌하고(agonizing) 있다”면서 “우리는 다른 업체를 위해 차를 만드는 기업이 아니며 애플과 함께 일하는 것이 항상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대차와 애플의 전기차 합작생산 논의는 지난 2018년 당시 애플의 전기차 사업본부장인 알렉산더 히칭거가 현대차에 협력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히칭거는 현재 폴크스바겐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타이탄 프로젝트’라고 불렸던 당시의 애플 전기차 생산계획도 현대차의 소극적인 태도 때문에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애플이 마케팅과 디자인, 부품업체 선정 등을 모두 주관하면 우리는 폭스콘(아이폰 생산 하청업체)처럼 되는 것 아니냐는 회의론이 내부에서 제기됐다”면서 “특히 애플이 지정해 제공하는 부품을 모아 조립만 해주는 역할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전세계 자동차 브랜드 가운데서도 부품 조달 측면에서 가장 폐쇄적인 구조를 가진 기업으로 손꼽힌다. 각종 핵심 부품은 물론 철강 재료까지도 계열사나 독점 협력업체의 제품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차그룹과 애플의 협력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는 것이 핵심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로이터와 인터뷰한 배터리 전문가인 서정대 박철완 교수는 “현대차 입장에서는 비어있는 생산 라인을 애플이 모두 채워줄 수 있기 때문에 너무나 매력적인 제안이며, 애플로서는 검증된 전기차 생산 기술에 고품질 한국산 배터리까지 연결할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한 양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그룹 관계자는 “애플은 미국 내에서 애플카 생산을 원하고 있어 만약 협력이 성사되면 조지아주의 기아 공장이 가장 유력한 생산기지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KMMG 기아차 조지아 공장/k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