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성 10배 코로나 변종, 오히려 더 좋다”

국제전염성 질병협회장 “덜 치명적…사망률 감소”

숙주인 사람 살아있어야 유리한 바이러스의 ‘역설’

최근 말레이시아까지 확산된 전염력 10배의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종이 치명률은 더 낮아졌기 때문에 나쁜 것이 아니라고 전염병 전문가가 주장했다.

1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제전염성질병협회(ISID) 회장으로 당선된 폴 탐비아 싱가포르 국립대학 고문은 세계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D614G’가 확산되면서 사망률이 감소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증거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말레이시아에서 전염력이 10배 높은 ‘유럽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변종이 발견됐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은 지난 17일 보도한 바 있다. 이 변종 바이러스는 실험에 따르면 전염력이 3배에서 크게는 10배 정도 강했는데 유럽과 미국 등에 퍼졌던 이 바이러스가 아시아에서 발견되면서 경각심이 높아졌다.

하지만 탐비아 고문은 “더 전염성이 강하지만 덜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된 것은 좋은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바이러스들은 변이할 때 덜 치명적이 되는 경향이 있는데, 쉽게 퍼지는 단점이 있어도 사망자가 덜 생기니 더 나은 것이라는 의미다.

그는 “먹을 것과 은신처를 숙주에 의존하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을 감염시키면서도 그들을 죽이지 않는 게 바이러스에겐 이익”이라고 변이가 일어난 이유를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앞서 과학자들이 이 돌연변이 바이러스를 2월에 발견했으며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에 이 바이러스가 퍼져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WHO 역시 이 변종 바이러스가 더 심각한 질병으로 이어졌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과학기술청의 과학자인 세바스찬 마우러 스트로 박사는 이 변종 바이러스가 싱가포르에서도 발견됐지만 봉쇄로 인해 대규모 확산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누르 히샴 압둘라 말레이시아 보건국장은 이번 변종 바이러스 때문에 백신이 개발되어도 효과가 없을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싱가포르 과학자들은 이와 의견을 달리했다.

마우러 스트로 박사는 “변종들은 사실상 거의 동일하고 우리의 면역체계가 인식하는 부분에서 변이가 이뤄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백신이 개발되는 데 어떤 차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항체 검사하는 의료진(자료사진)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