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구장에서 스포츠 베팅한다

시카고 컵스 홈구장에 MLB 첫 베팅 창구 개설

마이클 조던 고문으로 영입한 ‘드래프트 킹스’

스포츠 베팅(도박)을 합법화한 주가 늘고 있는 가운데 미국 프로야구(MLB) 시카고 컵스 홈구장 리글리필드에 ‘MLB 사상 첫 스포츠 도박 창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컵스 구단은 3일 스포츠베팅업체 ‘드래프트 킹스'(DraftKings)와 다년간의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리글리필드 내부 또는 구장 외부에 소매 스포츠 베팅 창구와 무인 키오스크 등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컵스는 홈구장에 스포츠 베팅 창구를 열기로 한 MLB 최초의 구단”이라고 전했다.

드래프트 킹스는 2012년 보스턴에 기반을 두고 설립된 온라인 스포츠 게임 업체로, 지난 4월 나스닥에 상장됐다. 지난 2일에는 스포츠계 거물 마이클 조던이 투자자 겸 특별고문으로 이사회에 참여한다고 밝혀 관심을 끈 바 있다.

컵스 구단과 드래프트킹스 간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시카고 WGN방송은 1억 달러(약 1200억 원) 규모라고 보도했다.

크레인 케니 컵스 사업운영담당 사장은 “경기 관전 경험을 스포츠 베팅에 녹여넣고 싶어하는 팬들이 점점 더 늘고 있다”면서 “프로 스포츠 경기장에서 소매 스포츠 베팅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 최초의 구단이 된다는 데 매우 고무돼있다”고 말했다.

106년 전인 1914년 문을 연 리글리필드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메이저리그 야구장으로 MLB 역사를 상징한다. 이곳에 스포츠 베팅 창구가 들어서면 미국 스포츠 역사에 특별한 기록으로 남을 것이라고 ESPN은 평했다.

베팅 창구 설치 위치는 최종 결정되지 않았고, 규제 당국의 승인도 거쳐야 한다.

컵스 구단은 시카고시로부터 승인을 얻어야 하며, 드래프트 킹스는 일리노이주 게임위원회로부터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

드래프트 킹스는 앞서 일리노이주 이스트 세인트루이스에 소재한 카지노 업체 ‘퀸'(Casino Queen)과 파트너십을 체결, 모바일앱 및 창구를 통한 스포츠 베팅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연방 대법원은 2018년 5월 스포츠 베팅을 불법으로 규정한 ‘프로 아마추어 스포츠 보호법'(1992년 제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고, 이후 여러 주에서 합법화가 추진됐다.

현재 18개 주와 워싱턴DC에서 스포츠 베팅이 합법화됐다. 4개 주가 법안 발효를 앞두고 있으며, 9개 주가 입법을 추진 중이다.

드래프트 킹스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