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건강] 한 쪽 입술 처지고 발음 이상하면…

뇌졸중 의심해야…3시간이 골든타임

주원인인 동맥경화 30대부터 관찰돼

가족이나 지인들과 대화 중 갑자기 입술이 아래로 처지고 발음이 어눌해진다면 뇌졸중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뇌졸중이 의심될 경우 최대한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 발병 직후 3시간 안에는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16일 권순억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환자 상태는 악화돼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뇌졸중 환자를 빨리 식별해 치료받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빠른 처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뇌졸중이 발생해도 내원까지 시간이 걸리는 가장 큰 이유는 뇌졸중 증상을 잘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머리가 아픈 것을 단순 두통으로, 어지럽고 저린 느낌을 피로와 영양섭취 부족 등으로 혼동할 수 있다.

권 교수에 따르면 타인이 뇌졸중 환자를 식별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으로 ‘신시내티 병원전 뇌졸중 척도(CPSS)’가 있다.

총 3가지 단계로 우선 △환자에게 “이~해보세요”라며 웃게 한다 그리고 △’눈 감고 앞으로 나란히’ 동작을 시키거나 △발음하기 힘든 문장을 따라해 보게 하면 뇌졸중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환자가 웃을 때 한쪽 입술이 밑으로 처지면 뇌졸중을 의심할 수 있다. 그다음 ‘눈 감고 앞으로 나란히’ 동작을 했을 때 한쪽 팔이 제대로 펴지지 않거나 비정상적으로 축 처지는지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저 콩깍지는 깐 콩깍지인가 안 깐 콩깍지인가’처럼 발음하기 힘든 문장을 따라해 보게 한다.

만약 세 단계 중 하나라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뇌졸중일 확률이 70%다.

환자 스스로 뇌졸중임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무엇인지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뇌졸중이 발생했다면 △갑자기 두통이 생기거나 △갑자기 어지럽고 자꾸 넘어지거나 △갑자기 세상 반쪽이 잘 안보이거나 △ 갑자기 한쪽 팔과 다리가 저려올 수 있다. 또는 △ 갑자기 말을 못하고 발음이 어눌해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만약 위 5가지 증상 대부분을 느끼고 있다면 뇌졸중을 의심해야 한다.

◇뇌혈관 막히면 ‘뇌경색’ 혈관 터지면 ‘뇌출혈’

뇌졸중은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뇌 조직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혈관이 막혀 뇌가 손상되면 ‘뇌경색’이고, 혈관이 터져서 뇌가 손상되면 ‘뇌출혈’이다. 뇌경색이 전체 뇌졸중의 80%를 차지하며 출혈성 뇌졸중은 20% 정도 된다.

뇌경색은 당뇨나 고혈압으로 인한 동맥경화가 주로 원인이다. 젊은 사람도 고혈압이 심하면 뇌졸중 발생 위험이 있다. 뇌출혈 중에서는 고혈압으로 손상된 뇌혈관이 파열되는 ‘뇌내출혈’과 뇌혈관에 생긴 꽈리 모양의 동맥류가 터져 생기는 ‘지주막하 출혈’ 등이 있다.

◇편안한 곳에 눕히고 압박 풀어야…입안 이물질 제거하고 고개는 옆으로

일단 뇌졸중이 의심되면 즉시 119에 전화해 응급실로 빠르게 후송해야 한다. 마비 증상이나 감각 저하가 느껴지면 관절손상, 피부손상, 흡인성 폐렴의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뇌졸중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있다면 편안한 곳에 눕히고 호흡과 혈액순환이 원활하도록 압박되는 곳을 풀어준다.

또한 함부로 약이나 음식물을 먹이면 삼키는데 문제가 생길 수 있거나 폐렴을 일으킬 수 있다. 혹시 입안에 이물질이 있다면 제거하고 구토를 하면 고개를 옆으로 돌려 이물질이 기도로 넘어가지 않게 해야 한다.

◇주원인인 동맥경화 30대부터 관찰…”뇌졸중 겪었다면 생활 습관 고쳐야”

뇌졸중은 60~70대 환자가 3분의 1을 차지한다. 하지만 뇌졸중의 주원인인 동맥경화는 이미 30대, 40대부터 발견된다. 뇌졸중 증세가 갑자기 발생한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수년 혹은 수십 년 전부터 원인 질환이 심해져서 나타난 결과다. 즉 만약 55세에 뇌졸중이 발병했으면 그 원인은 30대부터 진행된 동맥경화일 가능성이 있다.

뇌졸중에 걸렸다면 뇌혈관이 이미 손상된 상태라 재발 확률이 높다. 따라서 뇌혈관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하고 손상된 혈관에 피 덩어리가 생기지 않도록 처방약을 잘 복용해야 한다. 약 복용과 함께 환자가 가진 위험인자를 조절하고, 운동이나 식이요법을 겸한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는 게 중요하다.

권 교수는 “뇌졸중은 재발할수록 회복이 더 어렵다”며 “한번 뇌졸중을 겪었다면 생활 습관을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뉴스1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