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애틀랜타 집값 아직도 싼 편이에요”

AJC “집갑 상승, 교외지역 넘어 메트로 전역 확산”

뉴욕, LA 등 집값 비싼 지역서 이주한 구매자 많아

차타누가, 버밍엄 등 인근 도시 비해 비싸지 않아

“싼 집은 이미 2015년에 동나…가격 계속 오를 것”

AJC가 메트로 애틀랜타의 주택가격 상승 트렌드와 원인을 분석하는 부동산 특집기사를 게재했다. 기사에 따르면 애틀랜타의 집값은 지난 12개월 동안 17%나 올랐지만 당분간 냉각될 가능성은 없으며 집값 상승이 교외지역(suburbs)을 넘어서 메트로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맥스 애틀랜타에 따르면 경기침체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3월부터 2021년 3월까지 메트로 애틀랜타 28개 카운티 전역의 집값이 17%나 치솟았다. 현재 메트로 중간가격은 30만8045달러로 사상 처음 30만달러대를 돌파했고 S&P 케이스-쉴러지수에 따르면 1년간 이처럼 집값이 폭등한 것은 지난 2014년 이후 처음이다.

미국 전역의 집값 상승의 배경에는 팬데믹으로 인한 재택근무의 확산과 대유행의 영향을 덜 받은 화이트칼라 근로자들의 주택구매 욕구, 밀레니얼 세대의 주택시장 유입, 모기지 금리 인하 등이 있다. 여기에 애틀랜타 지역은 다른 메트로에 비해 주택가격이 더 오를 수 있는 독특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 AJC와 인터뷰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집값 비싼 지역에서 이주한 구매자들 증가

애틀랜타는 전국에서 인구 유입이 가장 많은 메트로 지역 가운데 하나이다. IT 등 테크놀로지 관련 일자리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고, SK배터리 등으로 대표되는 제조업과 아마존 등 서비스 업종의 고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I-285 고속도로 안쪽의 지역을 담당하는 리맥스 애틀랜타의 올리버 아치슨 에이전트는 “사람들이 애틀랜타에서 비행기를 타고 떠났다는 증거는 없으며 오히려 그 반대”라면서 “주택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10여년전 금융위기를 벗어난 직후 불었던 주택구매 열기와 마찬가지로 애틀랜타 주택 수요의 증가는 새로운 인구 유입과 관련돼 있다. 특히 최근 지역경제가 양적은 물론 질적으로도 성장하면서 고소득 일자리가 많이 창출됐다는 분석이다.

노스포인트 모기지사의 조 재럿은 “캘리포니아와 시애틀, 뉴욕, 포틀랜드 등 집값이 훨씬 더 비싼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애틀랜타로 이주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아직도 애틀랜타의 집값을 그리 비싸다고 여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주택 수요를 부추기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는 현재 고소득 직종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R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주택 구입자 중 40%가 밀레니얼 세대였다. 지난 10년간 애틀랜타는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왔다. 조지아텍 인근 미드타운의 테크놀로지 단지와 애틀랜타 전역에 산재한 영화 산업 등이 대표적이다.

◇ 주변 경쟁도시에 비해서도 높지 않은 집값

애틀랜타의 집값이 주변의 경쟁도시에 비교해서 그리 높지 않다는 사실도 추가 상승 여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마켓앤사이트의 존 헌트 대표는 “애틀랜타의 집값이 너무 오른다면 반경 250마일 이내의 다른 도시들에 주택 구매자를 빼앗길 수도 있다”면서 “재택근무 확산으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구매자가 많으며 작은 도시들의 삶의 질이 더 높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헌트는 “여전히 애틀랜타 주택가격은 다른 도시들에 비해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아직 그런 상황이 빚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전히 애틀랜타의 주택 수요는 견고하며 구매자들은 다른 도시를 찾아가는 대신 교외 지역이 아닌 메트로 전역의 주택을 헌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주택가격 상승은 저소득층 지역부터 고소득층 거주지역까지 가리지 않고 이어졌다. 실제 메트로에서 중간 판매가격이 가장 낮은 카운티인 클레이턴은 가격이 15% 올랐고 가장 높은 카운티인 포사이스도 17% 상승했다.

◇ ‘싼 집’은 이미 2015년에 동났다

존 헌트는 이같은 추세에 대해 “처음에는 이같은 집값의 강세가 놀라웠지만 시장을 관찰하다 보니 이제 밀물이 계속 돼 배를 더 띄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의 주택수요 증가는 단순히 팬데믹의 영향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라 ‘크고 저렴한 주택’에 대한 애틀랜타 구매자들의 ‘오랜 탐구’의 결과”라면서 “메트로 지역에서는 이미 2014년과 2015년에 ‘싼 집’ 리스팅이 모두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2010년대 초반 경기침체를 마치고 차압이나 급매물로 나온 저가의 주택들이 폭발적인 주택 수요에 힘입어 동이 나는 바람에 ‘싼 집’을 구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것이다. 특히 대형 자본의 주택시장 유입으로 투자용 주택의 ‘싹쓸이’ 현상이 벌어져 일반 수요자가 차압주택 등을 사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결국 신축 주택의 공급이 확대돼야 하지만 목재를 비롯한 전반적인 물가 인상으로 새집의 가격도 고공행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당분간 주택가격 상승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매물로 나온 한 주택 [신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