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12월 출시 앞두고 사상 최대 운송작전 준비

올해안 최대 1억회분 공급…내년엔 13억회분 생산 목표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오는 12월 코로나19 백신 출시를 앞두고 역대 최대 규모의 백신 수송 작전에 돌입했다. 정부 승인을 받는 즉시, 백신 수십억회분을 냉동상자와 화물 수송기 등에 실어 전 세계에 공급할 계획이다.

화이자는 이를 위해 축구장(0.714㏊) 350개 면적에 냉동고를 설치하고, 영하 70도에서 열흘간 백신 1000~5000회분을 보관할 수 있는 자체 아이스박스까지 만들었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타냐 알콘 화이자 공급망 부사장은 이날 “사상 최대 규모의 백신 접종 캠페인”이라며 “만약 우리가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게 된다면, 그 즉시 백신을 선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자가 독일 바이오앤테크와 공동 개발 중인 이 백신은 최종 단계인 임상 3상 중이며, 다음달 말 FDA에 백신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올해 안에 최대 1억회분, 내년 13억회분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화이자는 지금까지 △미국 6억회분(1억회분 우선공급+5억회분 추후 구입 선택권)△유럽연합(EU) 3억회분 △일본 1억2000만회분 △영국 3000만회분 등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화이자는 이미 미국과 유럽 창고에 백신 수십만회분을 보관하고 있다면서, 정부 승인에 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이자는 미 미시간주 서남부 칼라마주와 벨기에 푸어스를 거점으로, 백신 약 760만회 분을 매일 공항으로 운송할 예정이다. 이외 독일 프레리와 칼르수에 두 곳도 재고를 비축하기 위한 물류센터를 건립했다.

제약사들은 통상 백신 승인을 기다렸다가 원료를 구입해 제조 라인을 구축하고 백신을 선적하기 위한 공급망을 설치한다.

화이자는 그러나 백신 개발만큼이나 물류망 구축이 중요하다고 판단, 백신 개발과 동시에 공급망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총 투자금은 20억달러(2조2686억원)에 달한다.

화이자의 야심찬 계획에 전문가들은 백신 유통의 핵심은 발송지가 아닌 ‘최종 목적지까지 온도를 유지하는지’에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사망자가 잇따르고 있는 국내 독감 백신도 상온 노출로 문제가 된 경우다.

신종플루 유행 당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고문으로 참여한 줄리 스완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교수는 “백신 유통의 진정한 도전 요소는 초저온 저장과 관련이 있다. 운반 과정에서 온도 조절 장치가 고장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화이자.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