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② “코로나 지원금,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다”

▶본보, 관련 사기혐의 한인 부부 연방검찰 기소장 입수

같은 주소에서 동일 IP로 EIDL 수십건 신청해도 문제 없어

설립일자 허위기재는 기본…직원숫자, 연매출도 확인 안해

1편(링크)에서 계속

  •  본보는 지난 18일 코로나19 긴급 구제기금의 하나인 EIDL(경제재난긴급융자) 사기 신청혐의로 연방검찰에 의해 대배심에 기소된 한인 곽씨 부부의 기소장을 입수했다. 검찰이 기소장에 소개한 EIDL 허위 신청 수법과 허술한 관련제도를 시리즈로 보도한다. /편집자주

연방검찰에 따르면 한국에 거주하는 한국 국적자인 최모씨가 조지아주에 설립한 봄날 법인은 설립일자가 2020년 3월 26일이지만 EIDL(경제재난긴급융자)의 신청서에는 2019년 3월 26일로 1년 전으로 허위 기재돼있다. 이는 연방 중소기업청(SBA)이 “2020년 1월31일 이전에 설립된 비즈니스만 EIDL 신청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기 있기 때문이라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

또한 이 법인은 비즈니스 활동이나 매출, 직원이 전혀 없는 명목상의 회사였지만 EIDL 신청서에는 직원 7명에 연매출이 54만9567달러인 금융 회계업체로 기재돼 있다. 법인에 대한 모든 정보가 허위였지만 EIDL 프로그램의 목적이 ‘신속한 자금 지원’이었기 때문에 SBA는 이에 대한 확인없이 융자를 제공했다.

검찰에 따르면 곽씨는 지난 2020년 6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동영상에 한국 동료인 현모씨와 함께 출연해 “EIDL 신청서를 접수하면 SBA는 48시간 내에 융자에 대한 사전승인을 하게 되며 신청자의 자격이 확인되면 72시간 이내에 EIDL 융자금을 회사 계좌로 입금해준다”고 말했다.

곽씨는 2020년 3월부터 11월까지 8개월간 자신의 둘루스 오피스 주소에 등록돼 있는 32개의 법인 명의로 EIDL을 신청했다. 곽씨는 대신 오피스 호수(suite)인 200번을 변형해 201번부터 262번까지 존재하지 않는 호수를 이용해 다른 주소처럼 보이게 했지만 등록자는 모두 곽씨 본인이었다. 또한 검찰은 곽씨가 오피스에서 사용하는 컴캐스트 인터넷 주소(IP)를 이용해 같은 기간 50건의 EIDL 신청을 접수한 사실도 확인했다.

본보가 조지아 주정부의 법인 등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한 결과 곽씨가 대표이거나 등록 대리인인 법인의 숫자는 모두 70여개이며 이들 대부분은 곽씨의 오피스 주소인 3625 Savannah Place에서 호수(Suite)를 변용하거나 삭제한 주소로 등록돼 있었다.

EIDL 신청을 위해서는 크레딧 점수 조회가 필요하기 때문에 소셜시큐리티 번호를 제출해야 한다. 검찰은 곽씨가 이를 위해 아내 미셸 곽씨를 비롯한 전국의 다양한 공모자와 협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곽씨가 설립한 법인들 가운데 일부는 주소지가 곽씨의 오피스인 조지아주 둘루스였지만 EIDL 신청은 워싱턴주와 캘리포니아, 뉴저지주 거주 한인들을 통해 이뤄졌다.

특히 워싱턴주 린우드에 거주하고 있는 최모(여)씨는 검찰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인물 중 한명이다. 최씨는 곽씨의 조지아주 오피스 주소로 등록된 법인 4곳을 대표해 EIDL 신청을 접수해 총 45만달러의 융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씨는 곽씨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같은 내용을 홍보하기도 했다. 또한 최씨의 집에 함께 거주하는 다른 3명의 인물은 총 13건의 EIDL을 신청해 총 135만달러를 실제로 수령했다.

이밖에 캘리포니아 부에나 파크에 거주하는 한인 J.S.H(여)가 6건의 융자 신청을 통해 31만400달러를 받았고 뉴저지 이스트 윈저에 거주하는 한인 S.H.K는 8건의 EIDL 신청으로 30만달러를 승인받았다. 검찰은 이 가운데 5건의 융자 신청이 곽씨의 둘루스 오피스 IP주소를 통해 접수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은 모두 명목뿐인 페이퍼 컴퍼니인 법인들에 대해 대부분 “연매출이 50만달러 수준”이라고 허위 기재해 융자를 승인받았고 직원 숫자도 모두 거짓으로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셸 곽씨도 직접 3건의 EIDL 신청을 접수했고, 검찰은 이 가운데 최소한 1건은 사기로 보고 있다. 아내 곽씨가 EIDL을 신청한 ‘NSEW 웨스턴’ 법인은 조지아 주정부 세금 보고가 전혀 없었지만 EIDL 신청에는 9명의 직원과 연매출 52만9000달러의 회사로 기재돼 있다.

검찰은 이처럼 곽씨 부부가 직접 신청하거나 연루된 EIDL 신청의 숫자가 총 73건이라고 밝히고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이 실제 승인을 받아 400만달러 이상을 수령했다고 명시했다. 검찰은 이같은 행위는 연방범죄인 정부재산 횡령과 송금사기, 돈세탁, 공모, 은행 및 송금사기 모의 등의 혐의에 해당된다고 결론내렸다.

검찰은 곽씨 부부에 대한 기소에 이어 미국내 공모자들에 대한 추가 기소를 진행할 예정이며 한국 거주자들에 대해서도 이민당국 등과 협조해 처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상연 대표기자

관련 조지아주 법인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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