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화답’한 CJ그룹

손경식 회장 “미국에 10억불 추가 투자”

“이방카가 이미경 부회장 안다고 하더라”

 

CJ그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화답’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앞으로 미국 식품·유통 사업에 추가로 (최소) 10억 달러(약 1조 1555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30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간담회 후 대미 투자 계획을 밝힌 기업인은 손 회장이 유일하다.

손 회장은 이날 오전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 기업인 간 간담회에 참석한 뒤 <뉴스1>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은 계획을 내놨다.

그는 “구체적으로 식품·유통 부문 투자에 집중할 것”이라며 “미국 동부와 서부 지역에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손 회장은 “그동안 대미 투자 금액으로 30억 달러를 투입했고 특히 올해만 20억 달러를 집행했다”며 “최대한 빠른 시기 안에 추가로 10억 달러 정도를 미국 사업에 투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실제로 만난 소감에 대해선 “좋은 시간이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고 전했다.

손 회장은 특히 “이방카 보좌관이 저의 조카인 이미경 CJ 부회장 이름을 거론하면서 잘 안다고 했다”면서 미소를 짓기도 했다. 그는 “글로벌 여성 오피니언 리더가 모이는 클럽이 있는데 이방카가 그 곳을 통해 이 부회장을 알게 된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미국과 한국이 동맹국 아니냐”며 “앞으로 한미 동맹 관계가 오래 지속돼 우리 경제 문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간담회는 오전 10시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진행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국내 재계 주요 총수가 모두 참석했다. 유통계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허영인 SPC 회장, 박준 농심 부회장, 박인구 동원그룹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미국 측이 이번 회동 대상자를 어떤 기준으로 정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재계에서는 유통·식품업체가 대거 이름을 올린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재계 순위는 다소 떨어지지만 현재 미국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거나 현지 업체를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투자 확대’를 요청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손경식 CJ 회장이 30일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 경제인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