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호의 역사칼럼] 17. 미국의 기원 ’13 식민지’

13 식민지 지도

미국 시민권 시험에 반드시 나오는 것 중의 하나가 미국 초창기 13개 주가 어디 어디냐는 문제이다. 13개 모두 말하기는 어려우므로 대개 적어도 3개 주 이상의 이름을 대야 한다. 미국 사람들을 미국의 근간이 되는 초창기 13개 주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는 뜻이다.

미국에서는 ‘주’를 ‘State’라고 부른다. 다른 나라에도 주가 있지만, State라고 말하는 나라는 없다. 미국만 ‘주’를 State라고 부른다. State는 원래 국가라는 뜻이다. 바꿔 말하면 미국의 주는 원래 국가였다는 말이 된다. 대개 나라가 정해지고 나서야 지방을 나누어 주로 만드는 것이 정상인데, 미국만 독특하게 원래 국가 수준의 주가 여럿이 모여 연방을 이룬 나라이다. 그래서 미국의 공식명칭이 미합중국이며 영어로 United State of America이다. 초창기 13개 주는 원래 13개의 독립된 식민지였다. 이 13개의 식민지가 같은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기로 힘을 모으면서 한목소리를 내기 위해 단결한 것이 바로 United State of America이라는 국가의 시발점이다. 그러면 미국의 시발점인 13개 식민지의 형성과정에 관해 알아보자.

북아메리카에서 영국이 가장 먼저 만든 식민지는 버지니아 지역이다. 버지니아 지역에서는 영국인들이 처음에는 상당히 고생했지만, 담배를 재배해 톡톡히 재미를 보았다. 그 다음 점차 인디언 땅으로 영역을 넓혀 나갔다.

다음으로 형성된 식민지가 지금의 뉴잉글랜드 지역이다. 그 유명한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보스턴에 상륙한 청교도 사람들이 개척했다. 이들을 지금도 선구자라는 뜻으로 Pilgrim이라고 부른다. 여기서도 영국인들은 처음에는 고생했으나, 원주민의 도움을 받아 가면서 점차 현지에 적응해 나갔다. 이때 원주민들이 청교도 인들을 도와주면서 먹을 것을 나누어 먹은 것에서 유래한 바로 추수감사절인 Thanksgiving Day이다. 지금의 매사추세츠, 뉴햄프셔, 로드아일랜드, 코네티컷이 여기에 해당한다.

제임스타운 견학모습/nps.gov

1660년대에는 영국이 네덜란드로부터 뉴욕 지역을 강탈했다. 이 지역은 원래 1620년대에 네덜란드가 뉴암스테르담이라는 이름의 식민지를 갖고 있었으나, 영국의 손에 들어온 직후 영국 왕 찰스 2세는 자기의 동생인 요크(York) 공작에게 주어 뉴욕(New York)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요크 공작은 자기 친구에게 뉴욕 일부를 떼어 주었다. 지금의 뉴저지가 바로 그것이며, 프랑스 코 앞에 있는 영국의 자그마한 섬 Jersey에서 이름을 따왔다. 영국은 뉴욕 지역을 네덜란드에서 빼앗은 것이 미안했는지 남아메리카에서 스페인으로부터 빼앗은 땅 가이애나 일부를 네덜란드에 나누어 주었는데, 지금의 수리남이다.

1680년대에 찰스 2세는 자기 친구인 윌리엄 펜에게 펜실베이니아 지역을 주었다. 퀘이커 교도인 그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정책을 폈는데, 종교의 자유를 찾아 많은 사람이 펜실베이니아 지역에 몰려들었다. 펜실베이니아라는 단어도 그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통상적으로 뉴욕, 뉴저지, 펜실베이니아, 델라웨어 지역을 미국 중부 식민지에 넣는다.

찰스 2세는 계속해서 친구들에게 새로운 식민지를 주었다. 메릴랜드도 그렇게 형성된 것이며 자신의 왕비 이름인 Mary를 붙여 이름 지은 것이다. 캐롤라이나 지역은 찰스 2세의 이름인 ‘찰스’를 라틴어로 바꾸어 캐롤라이나라고 불렀다. 이 지역도 찰스 2세의 친구들이 차지했는데 친구들에 나누어 주다가 보니 South와 North라고 나뉘었다. 여기까지 진출한 영국은 조지아 지역을 원주민에게 당분간 양보(?)하고 있었으나 스페인 식민지 플로리다 지역에 주둔한 스페인 군대를 견제하기 위해 조지아 지역에서 원주민을 몰아내고 1672년에 차지했다. 역시 그때의 영국 왕 조지 2세의 이름에서 따서 조지아라는 이름을 붙였다. 통상적으로 메릴랜드, 버지니아, 캐롤라이나, 조지아가 남부 식민지에 해당한다. 일단 13개 식민지로 영국은 영토에 대한 욕심을 어느 정도 채우고 뿌듯하게 생각했다.

이렇게 영국이 북아메리카 대륙에 13개 식민지를 개발했는데, 사실 알고 보면 거의 모두 무력으로 손에 넣은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보면 역사는 역시 이긴 자에 의해 기록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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