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고공행진 멈추나…가격상승 둔화 조짐

주요도시 8월 S&P 주택가격지수 연간 상승률 첫 정체

“구매자-투자자 수요 여전히 높아 집값 큰폭 하락 없다”

주택 시장 열기가 여전한 가운데 치솟던 집값 상승이 식을 수 있다는 징후들이 나오고 있다.

26일 CNBC에 따르면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8월 전국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9.8% 상승해 전달인 7월의 연간 상승률 19.8%와 같았다. 이 지수의 연간 상승률이 전달보다 높지 않은 것은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초 이래 처음이다.

특히 10개 주요도시의 연간 증가율은 18.6%로 7월의 19.2%보다 오히려 떨어졌다. 20개 주요도시 가격지수도 전년 동기 대비 19.7% 증가했지만 전달의 20%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이들 모든 도시에서 주택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크레이그 라자라 S&P DJI 인덱스 투자 글로벌 헤드는 “잠재 구매자가 도시 아파트에서 교외 주택으로 이동하는 등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구매자들의) 반응이 주택시장 상승세에 일부 영향을 미쳐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8월 데이터는 주택가격의 성장세가 여전히 강력하지만 이제 둔화가 시작됐을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8월 애리조나주 피닉스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플로리다주 탬파는 20개 도시 중 전년 대비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피닉스는 전년 대비 33.3%가 올라 선두를 달렸고, 샌디에이고가 26.2%, 탬파가 25.9%의 상승률로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7월과 8월의 연이은 모기지 이자율 하락이 주택가격 상승의 한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인기있는 30년 고정 대출의 평균 금리는 7월 3% 아래로 떨어진 후 9월 중순까지 유지됐다.

모기지 뉴스 데일리에 따르면 이후 급격히 상승한 평균 모기지 금리는 현재 약 3.25% 수준이다. 더 높은 이자율은 향후 수개월 안에 뜨거운 주택시장의 열기를 진정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구매자 및 투자자 수요가 여전히 높아 주택가격이 급격히 냉각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특히  저가형 주택공급은 극히 부족한 상태로 지난 여름 일부 신규 공급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다시 감소하고 있다.

코어로직(CoreLogic)의 셀마 헵 차석 이코노미스트는 “전통적인 주택 구매자 위주로  지속적으로 강한 수요가 발생한 가운데 지난 여름에는 투자자들 까지 가세해 수요가 증폭됐다”면서 “주택가격 급등이 구매자, 특히 첫집  구매자의 선택 폭을 좁히고 있지만, 주택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고 고소득자들의 주택구입 수요가 늘면서 가격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승은기자 eunice@atlantak.com

버지니아주에서 매물로 나온 한 단독주택 [AF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