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코로나, 올해는 끝날까…고개드는 낙관론

전문가 “이제는 코로나 새 변이 등장보단 미지의 바이러스가 더 두려워”

영국에서 코로나19 새 변이주 오미크론이 무서운 기세로 확산하고 있지만, 팬데믹 관련 낙관론은 계속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새해를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새해 팬데믹 전개 방향과 관련해 전문가들을 인용, “확진자가 늘고 있지만, 백신 접종과 자연 감염을 통한 면역력 증가로 2022년에는 코로나19가 덜 심각한 병이 되는 것이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웰컴재단의 제레미 파라 총재는 “유럽과 북미의 오미크론 확산세는 매우 빠른데, 같은 빠르기로 한 두달내 감소세에 접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오미크론이 전 세계에 이만큼 퍼지는 데에는 4~6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럽과 북미 지역의 오미크론 유행 상황이 빠르게 타올랐다 소강 상태로 접어들어도, 다른 지역 유행으로 당분간은 팬데믹이 계속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파라 총재는 “오미크론 유행이 끝나면 그로 인해 획득한 면역력은 일정 기간 안정을 줄 수 있다”면서도 “팬데믹이 끝나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치명률 떨어져 팬데믹 종식 시나리오

유니버시티 컬리지 런던의 팀 콜번 교수는 “올해는 코로나 부담을 95% 낮출 수 있어 더 이상 10대 건강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 지극히 타당하다”면서 “팬데믹을 종식시키는 건 합당한 목표”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자체를 코론나19바이러스(Sars-Cov-2)의 진화 형태로 보기도 한다. 자연 선택에 의해 빠르고 효율적으로 퍼지는 돌연변이를 일으켰지만, 가장 큰 손상을 일으키는 부위인 폐로 침입하는 정도는 낮아졌다는 것이다. 오미크론으로 중증 위험이 절반 이상 낮아졌다는 역학 증거도 속속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대 헬스메트릭스평가연구원 모델링에 따르면 향후 2달 내 전 세계 30억 명이 감염될 수 있지만, 크리스 머레이 연구원장은 “입원율은 델타 때나 작년 겨울 정점 때보다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라 총재는 “동시에 서로 다른 변이주가 유행하면 걱정될 것이다. 변이주들이 다양한 생태학적 틈새를 노리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라며 “그렇게 되면 다양한 변이주가 활동하는 위험한 역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니버시티 컬리지 런던의 제니퍼 론 교수는 “치명률도 전염력도 더 높은 신종 변이주 출현을 상상하는 분들이 있겠지만, 그런 게 타당할지 모르겠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세포 감염에 의존하는데 이미 자기 레퍼토리의 한계에 가까워졌을 수 있다”고 봤다.

신종 병원균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더 가벼워지는 경향이 있는지는 과학자들 사이에서 논쟁거리지만, 폴 헌터 이스트 앵글리아대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경우 그렇다”고 믿고 있다.

헌터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계속해서 변이주를 낳겠지만, 우리의 세포 면역력은 감염될 때마다 높아져 결국 코로나를 걱정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시나리오는 본질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가 선형적으로 진화할 경우 적용되는 시나리오라고 FT는 부연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동물 개체군에서 진화한 뒤 다시 사람으로 옮겨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독감 바이러스가 새나 돼지에서 크게 진화한 뒤 대유행을 일으킨 조류독감, 돼지독감 사례처럼 말이다.

혹은 다른 바이러스와의 유전자 재조합을 통한 유전체 교환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와 메르스에 동시 감염되는 경우를 상정할 수 있는데, 메르스는 사람 사이에 바로 전염되진 않지만 걸리면 사망률은 약 40%에 이른다. 두 바이러스 조합 시 코로나19의 높은 전염력과 메르스의 높은 치명률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악몽’ 출현도 이론적으론 가능하다.

이러한 진화적 도약이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고 FT는 전했다.

콜번 교수는 “이제 코로나19 변이주보다는, 우리가 아직 모르는 신종 바이러스에 의한 또 다른 팬데믹이 더 두렵다”고 말했다.

영국은 확진자 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 중이지만, 학교 교육 재개를 준비 중이다. 영국 교육부는 2일(현지시간) 각 중고교에 교실내 및 교실 간 이동 시 마스크 착용 안내 등을 담은 새 지침을 하달했다.

나드힘 자하위 교육부 장관은 한 인터뷰에서 “총리의 입장은 명확하다. 교육은 우리의 최우선 과제이므로 역량 내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정부는 학교 혼란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