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부족 현실화?…최대 업체 미국공장 폐쇄

JBS, 러시아 해커들 공격으로 마비…미국 소고기 공급 20% 차지

백악관은 1일 세계 최대 정육회사 중 한 곳인 JBS SA의 자회사가 사이버 공격을 받은 것과 관련해 러시아에 기반을 둔 범죄 조직의 소행 가능성을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수석 부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JBS가 지난달 30일 랜섬웨어 공격을 받았으며, 러시아에 기반을 둔 것으로 보이는 한 범죄 조직의 금품(ransom) 요구가 있었다고 미 행정부에 통지했다고 말했다.

JBS SA의 미국 자회사인 JBS USA는 지난달 30일 사이버 공격을 감지했으며, 고객, 공급업자 등의 데이터가 악용된 것 같지는 않지만 북미와 호주의 작업장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 통신은 1일 “JBS의 모든 미국내 공장이 2일(수)까지 문을 닫는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JBS는 텍사스와 콜로라도, 유타, 위스콘신, 네브라스카 등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내 소고기와 돼지고기 도축 및 공급의 20%를 차지하는 최대 업체이다.

트레이 멀론 미시간주립대 교수는 “JBS가 하루 동안 문을 닫으면 미국에서 유통되는 쇠고기 4분의 1에 문제가 생긴다”며 “이는 육우 2만 두와 맞먹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멀론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천후 등으로 이미 상승곡선을 그리던 미국 육류 물가가 더 뛸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연방 농무부도 올해 쇠고기 물가가 1∼2%, 돼지고기는 2∼3%, 닭고기 등 가금육은 1.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사건은 미국의 최대 송유관 회사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지난달 7일 랜섬웨어 해커들의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되는 바람에 미국이 유가 상승 등 큰 어려움을 겪은 데 이어 터진 것이어서 관심을 끈다.

당시 미국은 콜로니얼 파이프라인 해킹 공격을 한 다크사이드가 러시아에 기반을 둔 것으로 추정했고, 러시아 정부가 연루된 증거는 없지만 일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장-피에르 부대변인은 백악관이 JBS 공격과 관련해 러시아 정부와 직접 접촉해 “책임 있는 국가는 랜섬웨어 범죄자를 숨겨주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연방수사국(FBI)이 사이버안보·기간시설안보국(CISA)과 협력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공급에 미칠 충격을 평가하고 있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충격 완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판단할 것을 행정부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장-피에르 부대변인은 이번 사건이 오는 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간 정상회담 개최에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정상회담을 미국의 이익을 지킬 결정적인 부분이라고 간주한다면서 상호 입장을 설명하고 차이점을 관리하며 함께 진전을 이룰 분야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랜섬웨어 공격 당한 JBS 공장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