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 칫솔은 꿈도 못꿔요”

텍사스주 이민어린이 수용시설 ‘끔찍’

“7~8살 어린이가 2세 아기 돌보기도”

 

미국 텍사스주의 이민 아동 수용시설이 끔찍하며 위험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면서 당국이 서둘러 상황 수습에 나서고 있다.

24일 NBC 뉴스에 따르면, 지난주 변호사들은 텍사스 내 이민 아동을 수용하고 있는 시설 두 곳을 방문한 뒤 시설 여건이 끔찍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텍사스주 클린트에 위치한 국경 초소를 찾은 컬럼비아대학 로스쿨 이민자 권리 클리닉을 맡고 있는 엘로라 무케르지는 일부 아동들은 콧물이나 심지어 소변이 묻은 더러운 옷을 입고 있었으며 비누나 칫솔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화를 나눈 거의 모든 아동들은 국경을 넘어온 뒤로 샤워나 목욕을 못 했다고 말했다”며 “이로 인해 아이들에서 심한 악취가 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방법에 따르면 동반자가 없거나 가족들과 떨어진 이민 아동들은 72시간 내 보건복지부(HHS) 수용 시설로 보내져야 하지만 이곳의 아동들은 수주동안 구금되어 있었다”고 덧붙였다.

무케르지는 또 수용 시설은 100여명 남짓을 수용할 정도였지만 그곳에서는 약 350명의 아동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순찰대원들이 아동들에게 더 어린 아동들을 돌보게 시켰다”며 “이에 7~8살 된 아동들이 2살 된 아동들을 돌보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아동들은 오랫동안 구금되어 있으면서 굶주리고 더러워지고 병을 앓고 있다”며 “나는 이러한 끔찍한 광경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텍사스주 매캘런의 수용시설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이곳을 방문한 변호사들 중 한 명인 호프 프라이는 “비누도 없고 물도 없었다”며 “수용소에서 나오지 않는 한 물에 접근조차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그곳에서 만난 미숙아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과테말라에서 넘어온 17살된 소녀에 대해 “멕시코에서 재왕절개 수술을 받은 뒤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었다”며 “엄마와 아이 모두 수용소에 들어온 뒤로 씻지 못해 더러운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기가 매우 허약해 보였는데 엄마의 말에 따르면, 수용소에 들어온 뒤로 아기가 자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세관국경보호국(CBP)은 클린트와 매캘런의 수용시설과 관련해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미국 국토안보부(DHS) 관계자는 (텍사스) 수용 시설의 상황에 대해 보도된 이후 “아동들은 텍사스 엘파소에 위치한 텐트 수용소로 옮겨졌다”며 HHS에 인계될 때까지 그곳에 머무를 것이라고 밝혔다.

U.S. Customs and Border Protection’s Rio Grande Valley Sector via C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