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한인사회가 분열되면 벌어지는 일들

이상연의 짧은 생각 제 114호

지난 15년간 수천명의 지역 한인 차세대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온 앨라배마주 몽고메리한국학교가 다음 학기에 학교 문을 열지 못한다고 합니다.

현대자동차 공장과 협력업체들이 많아 한국에서 온 주재원 자녀들이 많은 지역이어서 주재원 부인들이 중심이 돼 지난 2004년 한국학교를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현대자동차의 역할이 절대적이어서 얼마전까지는 몽고메리-현대 한국학교라고 불렸고, 주로 현대자동차 공장 법인장의 부인이 한국학교 교장을 맡아왔습니다.

교사도 현대차나 협력업체 주재원의 부인이 절반 이상이었고 한국에서 막 온 학생들이 많아 한글교육의 수준도 높았다고 합니다. 지역의 핼시언(Halcyon) 초등학교를 빌려 수업을 했는데 지난 가을학기까지 재학생이 190명 정도였다고 하니 애틀랜타한국학교에 이어 동남부 지역에서는 2번째로 큰 규모였습니다.

그런데 이 한국학교가 갑자기 문을 닫게 돼 지역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결정에는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겠지만 한인회가 선거를 둘러싸고 분열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 중요한 원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역의 구심점인 한인회가 신망을 잃으면 연쇄적으로 한인사회 전체의 기부 및 봉사 문화도 쇠퇴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현재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애틀랜타한인회도 이 점을 유념했으면 합니다. 그동안 한인회를 후원해왔던 많은 인사들이 이미 “내년부터는 기부를 하지 않겠다”고 직간접적으로 밝힌 상황입니다. 또한 이런 한인회에 시간을 내 봉사하겠다는 사람도 당연히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김윤철 당선자에게 다시 한번 말합니다. 지금 한인회장에 취임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 아닙니다. 제대로 한인회장을 하기 원한다면 화합하는 ‘대승적’ 모습을 보여 땅에 떨어진 신뢰를 되찾는 일이 더 시급합니다.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