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백인경찰 기소여부 주내 결정”

총 2발 맞아 장기손상으로 숨져…가족측 “살인 범죄, 처벌해야”

플로이드 사망에 더해 시위격화 우려…미전역서 20일째 시위

백인 경찰관의 폭력에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데 대한 항의 시위 속에 애틀랜타에서 또다시 백인 경찰의 총격에 의해 숨진 흑인 남성에 대한 부검이 14일 이뤄졌다고 CNN방송 등이 전했다.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의 폴 하워드 검사는 이날 CNN에 출연해 경찰의 총격으로 숨진 레이샤드 브룩스(27)에 대한 부검을 했다고 밝혔다. 지역언론들에 따르면 부검결과 브룩스는 등에 2발의 총을 맞아 장기 손상으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브룩스는 지난 12일 밤 애틀랜타의 패스트푸드 식당인 웬디스 매장 앞에서 체포에 저항하며 몸싸움을 벌이다 도주하던 중 백인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경찰은 차량에 탑승한 채로 음식 주문을 할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통로를 한 차량이 막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했다.

차 안에는 브룩스가 잠들어 있었고, 경찰은 그를 깨워 현장에서 음주측정을 했다. 경찰은 음주측정에서 단속 기준에 걸리자 그를 체포하려 했다.

하지만 브룩스는 저항하며 경찰관들과 몸싸움을 벌였고, 테이저건(전기충격총)을 빼앗아 달아나던 중 한 경관이 쏜 총에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언론들은 브룩스가 달아나면서 경찰로부터 빼앗은 테이저건을 경찰관들에게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지 경찰 당국은 사건 발생 하루만인 13일 당시 현장에 브룩스에게 총격을 가한 경찰관 개릿 롤프를 해임하고, 함께 현장에 있었던 동료 경찰관 데빈 브로즈넌은 행정직으로 전환했다.

하워드 검사는 롤프 등에 대한 기소 여부에 대한 결정이 오는 17일께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하워드 검사는 사건 현장을 담은 경찰 영상 등을 토대로 “브룩스는 (체포 시도 전까지) 매우 협조적이었다. 누구에게도 어떤 위협을 제공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브룩스 가족의 변호인 측에 따르면 네 아이의 아빠인 브룩스는 사건 당일 여덟살 된 딸 아이의 생일을 축하하며 함께 시간을 보냈으며, 이튿날인 13일에도 스케이팅을 하러 함께 가기로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브룩스는 12일 밤 사망했고 딸 아이와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가족 변호인인 크리스 스튜어트는 “해당 경찰관은 살인과 같은, 정당화될 수 없는 ‘치명적 무력 사용’ 혐의로 기소돼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이 체포 과정에서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8분 46초간이나 짓눌러 사망케 함으로써 미 전역에서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까지 터지면서 시위 격화 우려가 제기된다.

언론에 따르면 이날도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거리와 워싱턴DC 백악관 앞 라파예트 광 장을 비롯한 미국 곳곳에서 20일째 시위가 계속됐다. 브룩스가 사망한 애틀랜타의 웬디스 매장 앞에서도 이날 시위와 추모가 이어졌다.

브룩스가 사망한 애틀랜타 웬디스 앞에서의 시위 [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