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PS 우편 배달, 더 늦어진다

트럼프가 임명한 신임 USPS 국장 “비용 아껴라”

시간외근무-추가배달 금지…”배달 밀려도 괜찮아”

민주당은 “우편투표 방해하는 트럼프 전략” 평가

가뜩이나 ‘느림보’ 배달로 다른 배송서비스와 비교되는 USPS(연방 우정국)의 우편배달이 앞으로는 완전히 ‘거북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15일 단독보도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 임명한 루이스 디조이 우정국장(PMG, Postmaster General)이 간부들에게 보낸 업무지침 문서를 입수했다”면서 “디조이 국장은 비용절감을 위해 우정국 직원들의 오버타임 근무를 완전히 없애라고 지시하는 한편 배달이 밀리는 것에 대해서도 ‘다른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 문서에 따르면 디조이 국장은 팬데믹 시대에는 생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USPS 물류센터도 시간이 되면 문을 닫고 다음날까지 우편물을 보관해도 된다고 명령했다. 디조이 국장은 ‘PMG의 기대와 계획’이라는 제목의 이 문서에서 “이러한 변화는 USPS를 지속적으로 수익을 낳는 기관으로 변신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지난 5월 임명된 디조이 국장은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물류업체 CEO였으며 트럼프 선거캠프에 거액을 기부한 후원자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디조이 국장을 임명하면서 “시대에 뒤떨어진 USPS에 정부가 거액을 지원하는 것이 옳지 않다”며 우편요금을 최대 4배 올리는 등의 방법으로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USPS는 올해 1~3월 분기동안 이미 45달러의 손실을 기록했고 팬데믹 이후에는 손실액수가 더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민주당이 장악한 연방 하원은 일반 우편배달의 차질을 막기 위해 250억달의 정부 지원금을 책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연방의회는 합의를 거쳐 예산지원이 아닌 융자 형식으로 100억달러의 크레딧을 USPS에 부여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만명 이상의 USPS 직원이 가입한 미국우편노조(APWU)의 마크 디몬드스타인 회장은 “1만2000명 이상의 USPS 직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이 가운데 64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우편배달 업무를 소홀히 한 적은 없다”면서 “근무시간을 줄여 우편배달을 늦추면 단기적으로는 비용절감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배송서비스로서의 경쟁력을 잃게 돼 걷잡을 수 없는 손실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이같은 계획이 우편배달 서비스에 대한 파괴일뿐만 아니라 올해 11월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한 교묘한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가 자신에게 불리할 것으로 예상되자 부정선거의 여지가 있다며 우편투표 확대를 반대하고 있다. 빌 파스크럴 연방하원의원(민주, 뉴저지)은 “우정국장의 이같은 계획은 미국 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USPS 차량[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