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휴머노이드 로봇도 만든다

“미래 사업 20% 로보틱스”…성장 잠재력 큰 글로벌 로봇 시장 주목

“안전하고 행복한 삶에 기여”…미래 성장동력 확보·신시장 개척 속도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통한 로봇 사업 진출 본격화는 정의선 회장이 강조하는 인류의 자유롭고 안전한 이동의 가치 실현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취임 이후 첫 인수합병(M&A) 대상으로 미국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선택하면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서 체질 개선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2족 보행 로봇 ‘아틀라스’. (현대차그룹 제공)

 

특히 M&A 대상이 자동차 사업이 아니라 로봇 분야라는 점에서 ‘정의선호’에 대한 업계 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1일 총 11억 달러 가치의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대한 지배 지분을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인수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미국 앱티브와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을 설립하는데 역대 최대 규모인 20억 달러를 투자한 데 이은 두번째 규모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성장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그동안 로봇 시장의 잠재력에 주목해 왔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로봇 시장이 올해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32%의 성장을 기록해 1772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통한 로봇 사업 진출이 본격화 했다”며 “이는 정 회장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인류의 자유롭고 안전한 이동의 가치 실현과도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타운홀 미팅에서 “현대차그룹 미래 사업의 50%는 자동차, 30%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20%는 로보틱스가 맡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로봇은 물류 등 상업적 사용뿐만 아니라 치안, 보건 등 공공 서비스에도 이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계기로 수요가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물류 로봇 시장에 우선 진출한다.

이를 통해 확보한 요소 기술을 활용해 이동형 로봇 시장에 진입한 후 궁극적으로는 집안일 대행이나 환자 간호 등 개인 서비스가 가능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불리는 ‘아틀라스’도 개발한 바 있다.

정 회장은 평소 모든 사람이 한 차원 높은 경험과 기대 이상의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신사업을 육성하고 미래 세대의 안전하고 행복한 삶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지난 10월 취임 메시지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비대면 트렌드와 이동의 제한으로 일상생활의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고,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며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함께 실현하고, 그 결실을 전 세계 모든 고객과 나누면서 사랑받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리포트앤리포트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2023년에 39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정 회장은 자동차 산업 및 모빌리티 재편에 있어 선제적이고 과감한 투자와 제휴, 적극적 인재 영입을 통해 현대차그룹 체질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올해 1월 열린 세계 최대 규모 전자·IT 전시회 ‘CES 2020’에서 개인용 비행체(PAV)를 기반으로 한 UAM과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허브(모빌리티 환승거점)를 중심으로 인간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공개한 바 있다. 3월에는 모셔널을 설립, 완전자율주행 기술 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외에도 고성능 레이더 전문 개발 미국 스타트업 메타웨이브, 이스라엘의 라이다(LiDAR) 전문 개발 스타트업 옵시스, 동남아시아 최대 카헤일링(차량호출) 업체 그랩, 미국과 호주의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 미고, 카넥스트도어 등 다양한 업체와 전략투자 및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급변하는 시장에서 보다 유연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 고객들에게 최상의 감동을 전하고 사랑받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현대자동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