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뷰티업계 “함께 죽자는 말인가”

갈라선 뷰티협회, 트레이드쇼 분쟁으로 공멸 우려

통합목소리 어느 때보다 높아…책임있는 대화 시급

“가뜩이나 주고객인 소매점은 어려운 상황인데, 뷰티협회 2곳이 트레이드쇼 날짜를 놓고 싸우니 저희도 죽을 맛입니다”

한 도매업체 마케팅 담당자의 이같은 하소연처럼 한인 뷰티업계가 협회간 갈등으로 동반 침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현재 한인 뷰티단체는 기존 조지아애틀랜타뷰티협회(GABSA, 회장 손영표)와 이 단체로부터 지난해 갈라져 나간 미주조지아뷰티서플라이협회(UGBSA, 회장 손윤식)로 양분된 상태다. 분열 과정에서 이미 감정의 골을 드러낸 이 두 단체는 최근 뷰티협회 최대 이벤트인 연례 트레이드쇼 행사 개최일자를 놓고 완전히 등을 돌리게 됐다.

새 UGBSA가 최근 내년 2월 9일 트레이드쇼를 열겠다고 한 것이 문제의 시발점. 매년 비슷한 기간에 트레이드쇼를 실시해오던 기존 GABSA의 내년 행사 2월23일의 불과 2주 앞으로 ‘끼어든’ 것이다.

올해 6월에 트레이드쇼를 개최했던 UGBSA는 내년 행사를 7개월여만인 2월초에 개최하는 이유에 대해 “신제품 출시가 집중되는 시기여서 벤더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회원 대상 공문을 통해 밝혔다.

이와 관련, 기존 GABSA는 지난 24일 애틀랜타한인회관에서  30여명의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임시총회를 갖고 트레이드쇼를 UGBSA보다 오히려 1주일 전인 2월 2일로 앞당긴다고 발표했다.

손영표 회장은 “벤더들과 면담한 결과 대부분이 2월9일 저쪽 행사와 2월23일 우리 쇼에 모두 참석하는 것은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면서 “상도의를 저버린 UGBSA의 처사에 맞서기 위해 트레이드쇼를 3주 앞당겼다”고 밝혔다.

GABSA는 이날 트레이드쇼의 성공적 개최와 함께 UGBSA와의 분쟁에 대비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시키고 회원간 난상토론을 진행했다. 토론에서는 UGBSA에 대한 비난과 함께 타민족 대형 업체의 위협에 대한 우려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한 회원은 “요즘은 신제품이 수시로 나오고 제품 교체시기도 빨라졌기 때문에 신제품 출시를 이유로 2월을 선택했다는 저쪽 주장은 말이 안된다”면서 “한마디로 우리 협회의 트레이드쇼를 방해해 같이 죽자는 의도아니냐”고 말했다.

손영표 회장은 회원들에게 “타민족 경쟁자들이 턱밑까지 치고 들어온 상황에서 무엇보다 한인 뷰티인간 화합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UGBSA 손윤식 회장과 만나 통합을 합의했었다”면서 “하지만 누구의 입김 때문인지는 몰라도 일방적으로 합의를 취소한다고 해 씁쓸했다”고 설명했다.

손 회장은 “그래도 통합하는 것이 옳다고 보기 때문에 상대 협회의 책임있는 대화를 기대해 본다”고 전했으며 회원들은 손회장에게 통합문제를 일임하기로 뜻을 모았다.

손영표 회장(오른쪽)과 이강하 트레이드쇼 준비위원장.
트레이드쇼와 관련한 양 협회의 공문.
회원들의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