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3번째 국정연설, “내가 경제 살렸다”

자화자찬으로 끝나…펠로시 연설문 찢어버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취임 이후 3번째로 새해 국정연설을 했다. 대선을 9개월 앞둔 시점에서 진행된 이번 국정연설은 지난 3년 임기 성과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자화자찬으로 채워졌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회의사당 하원 회의장에서 2020년도 국정연설을 했다. 회의장에는 멜라니아 여사 등 가족과 행정부 주요 인사, 상·하원 의원들이 배석해 대통령의 연설을 지켜봤다.

올해로 취임 4년차를 맞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국정연설에서 자신의 지난 임기 성과 및 업적을 강조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으로 언급한 첫번째 키워드는 ‘위대한 미국의 복귀'(Great American Comeback)’이었다. 그는 “3년 전, 우리는 ‘위대한 미국의 복귀’를 시작했다”며 “나는 놀라운 결과를 공유하고자 한다. 일자리는 호황이고, 소득은 급증하고, 빈곤과 범죄는 줄어들고, 자신감은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경제가 쇠퇴하는 세월은 끝났다. 우리가 다른 나라에 이용당하고, 심지어 멸시당하던 날은 우리 뒤에 멀리 남겨졌다”며 “미합중국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 행정부에서 불황이던 미국 경제를 바꿔놓은 것은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취업률과 실업률 같은 구체적인 수치도 곁들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 모습/C-SPAN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나는 미국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빠르게 움직였다”면서 자신의 집권 이래 700만개 일자리가 새로 생겼고, 실업률은 최저 수준이라고 자찬했다.

무역 분야 성과로는 미중 1단계 무역합의와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등이 대표 업적으로 꼽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공정한 무역은 내가 대통령에 출마하기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라며 “나는 약속을 지킨다. 6일 전, 나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갈아치웠고, 새로운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 법안에 서명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해선 “노동자와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고, 수십억달러를 우리 국고에 들여올 협정”이라며 “수십년 동안 중국은 미국을 이용해왔다. 이제 우리는 그것을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례를 들며 동맹국들의 방위비 분담 문제를 짧게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마침내 동맹국들이 공정한 몫을 지불하도록 하고 있다”며 “나는 나토 회원국들의 분담금을 4000억달러 이상으로 올렸다”고 강조했다.

‘연두교서’로 불리기도 하는 대통령 국정연설은 전통적으로 연초 상·하원 합동회의를 앞두고 진행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국정연설은 상원에서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상원은 다음날(5일) 탄핵소추안에 대한 최종표결을 진행하지만, 공화당이 다수인 상황에서 이변이 없는 한 부결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상원 탄핵심판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국이나 북한과 관련한 발언 내용도 없었다.

한편 연설이 끝난 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문을 찢어버리며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내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