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집콕’에 껌 업체들 고전

나들이·출근 시간에 주로 소비…팬데믹이 하락세에 ‘기름’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출이 줄어들면서 껌과 사탕의 매출이 큰 폭으로 줄었다.

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자일리톨’ 등을 생산하는 롯데제과의 올해 2분기 껌 매출은 370억원으로 작년 동기 450억원보다 17.77% 감소했다.

또 다른 제과업체 오리온은 국내 껌 매출이 작년 2분기 56억원에서 올해 2분기 32억원으로 42.7%나 줄었다.

이 같은 현상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각종 간식류 매출이 늘어나 제과업계가 선전한 업계 전체의 상황과는 정반대여서 눈길을 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펴낸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과자류)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국내 껌 소매 시장 규모는 총 2242억원 규모로 과자·비스킷·캔디 등을 포함한 전체 과자 시장의 6.9%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제과가 연간 1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는 ‘자일리톨’을 비롯해 ‘쥬시후레쉬’ 같은 스테디셀러에 힘입어 80%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제과에 이어 오리온과 해태 등이 국내 껌 시장에서 활약 중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야외 활동이 줄어든 것이 매출 감소의 주된 원인”이라며 “전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고서에서 aT가 2018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1년 1개월간 네이버 블로그를 대상으로 제품 정보·소비자 의견 등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껌 구매 목적은 간식·후식이 39.6%로 가장 많았고, 이어 여행·나들이가 37.2%로 근소하게 뒤따랐다.

또 껌 취식 시간대 데이터를 들여다봤더니 아침·출근 시간이라는 언급이 73.5%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30∼40대 남성이 껌의 주 취식자로, 껌 세부 품목 중 ‘졸음 방지용 껌’을 주로 소비한다”고 분석했다.

결국 코로나19로 여행과 나들이가 뜸해지고 재택근무로 아침 출근마저 사라지면서 껌을 소비할 동기가 사라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오리온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를 쓰면 껌을 씹기가 쉽지 않은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코로나19라는 ‘돌발 변수’외에도 껌 시장 자체가 원래 하락세였다는 점을 들기도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껌 연간 소매 매출액은 2016년 2356억원에서 2017년 2347억원, 2018년 2242억원 등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업계에서는 껌 수요가 ‘질겅질겅’ 씹을 필요도 없고 뱉은 뒤 처리를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젤리 등으로 옮겨가는 추세라고 보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껌을 맛·기호의 측면에서 소비하는 경향이 줄어들고 있다”며 “이 때문에 껌을 씹어야 하는 이유를 제시하는 기능성을 강화한 제품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높인 제품 등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성장을 이어가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