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모니터는 왜 하나도 없나요?”

국가비상사태 첫 주말…우유·표백제까지 ‘사재기 광풍’

마트마다 수백명 긴 줄…자택근무로 컴퓨터도 ‘싹쓸이’

식품점 문 열자마자 생수 품절 …주유소 개솔린 ‘바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재기 본능’이 깨어난 미국 시민들이 선반의 물건들을 보이는 족족 사들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일부 미국인들은 이미 며칠전부터 물건을 사들이고 있었지만 지난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나서 사재기는 집단적인 광풍의 형태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14일 새벽부터 수많은 쇼핑객들은 대형 슈퍼마켓이나 식료품점 앞에 줄을 서기 시작했다.

시애틀의 코스트코 앞에는 문을 열기 전 수백 명이 줄을 섰다. 오전 8시 문을 연 뉴저지 주의 한 타깃 매장에선 5분 만에 우유와 생수가 모두 팔렸다.

텍사스 오스틴의 한 주유소에는 휘발유가 동이 났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의 홈디포에서는 표백제 한 병도 찾을 수 없었다.

많은 소매점들이 물품 부족, 재판매, 가격 폭등을 막기 위해 특정 품목은 고객들이 살 수 있는 양을 제한했다. 특히 보건 전문가들이 바이러스를 죽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하는 가정용 청소 용품과 손 소독제들이 제한되고 있다.

타깃의 판매 담당자는 “사람들이 물품을 대량으로 구매하고 있고, 어떤 사람들은 양심없게도 구매한 것을 재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매 체인들에 따르면 파스타나 고기, 화장지 같은 생필품뿐 아니라 전혀 예상하지 못한 물품까지 동이 나고 있다. 메릴랜드 주 베데스다의 한 상점에서는 올리브오일이 동났다.

맨해튼 유니언스퀘어의 베스트바이에서는 컴퓨터 모니터가 다 팔렸다. 많은 회사들이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추정됐다.

자전거 매출도 증가했다. 버지니아주 리스버그의 한 자전거 가게 주인은 지난주 사람들이 대중 교통을 피하면서 판매가 늘었다고 밝혔다.

메릴랜드 주 실버스프링스의 한 세이프웨이 매장에서는 오렌지와 바나나 등이 다 팔렸고,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의 타깃에는 화장실용 휴지가 단 한 개도 남아있지 않았다.

로이터는 이 때문에 사재기가 아니라 그냥 바나나 등을 사러온 고객들이 당황하고 있다고 전했다.

텅빈 공항 로비/Atlanta Airport Twi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