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고 건강해도 코로나 오래 앓으면 폐·간 손상”

영국 연구진 평균 44세 ‘저위험군’ 환자 조사

70% 장기 손상 흔적…25%는 2개 이상 손상

비교적 젊고 건강한 사람이더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오래 앓으면 폐나 간 등 장기 손상이 우려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평균 연령 44세인 비교적 젊고 기저질환이 없는 500명 가량의 ‘저위험군’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중인 연구의 예비 조사 결과를 인용해 15일 이같이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아미타바 바네르지 교수 등의 주도로 MRI(자기공명영상) 스캔 및 혈액 검사, 문진 등을 통해 코로나19가 장기적으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진행중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예비조사 결과 70% 가량이 코로나19에 걸리고 4개월이 지난 뒤 심장, 폐, 간, 췌장 등에서 손상이 관찰됐다. 또 25%는 2개 이상의 장기에서 이상 흔적이 나타났다.

환자가 겪는 증상과 손상 부위의 연관성도 일부 확인됐다.

일례로 심장 또는 폐 손상은 호흡곤란, 간이나 췌장 손상은 위장 통증 등과 관련이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증상들이 장기 손상으로 인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연구와는 별개로 58명의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에서는 감염 후 2∼3개월이 지난 후 장기별로 이상이 나타난 비율은 폐 60%, 신장 29%, 심장 26%, 간 10% 등으로 나타났다.

바네르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19의 진행경과 및 증상을 연구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며 “독감 등 다른 바이러스 감염 환자를 대상으로도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영국에는 장기간 코로나19를 앓고 있는 환자가 6만명 가량 있으며, 이들은 대개 피로감, 호흡 곤란, 통증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런 환자들이 겪는 다양한 증상의 원인을 밝히고 치료법을 개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한편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이날 특수 진료시설 40개 이상을 연계해 코로나19 환자들이 육체적·정신적으로 겪는 증상 파악 및 분석에 나서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옮기는 의료진. [EPA=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