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통화 한번에 1000억원 날린 풋볼감독

연봉 1천만불 미시간주립대 멜 터커, 성추문으로 해고

선수 교육하던 강간피해 여성과 통화하며 부적절 행동

매년 연봉 950만달러(한화 127억원)를 받는 유명대학 풋볼감독이 부적절한 전화 통화 때문에 곧바로 해임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10일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미시간주립대는 풋볼 감독인 멜 터커를 곧바로 해임하고 수비코치인 할론 바넷을 감독 대행에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터커의 해고 이유는 지난해 4월 28일 브렌다 트레이시라는 여성과 전화를 하면서 성적인 농담을 하고 결국 자위행위까지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두 자녀의 어머니인 트레이시는 지난 2014년 대학 캠퍼스에서 오리건주립대 풋볼선수 등 4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강간피해 여성들을 위한 비영리단체를 운영해오고 있다.

터커는 트레이시를 자신의 풋볼팀 외부 강사로 임명해 정기적으로 선수들에게 교육을 시켜왔으며 이 과정에서 트레이시와 개인적인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레이시는 미시건주립대 풋볼 경기에 명예 주장으로 나서기도 했다.

트레이시는 문제의 전화 통화 이후 대학측에 터커의 비행을 알리고 대학 등 공공기관의 성비위 문제를 특별조사하는 ‘타이틀 9(Title IX)’을 요청했으며 이에 대학은 자체 조사후 터커의 해임을 결정했다.

터커는 대학 측에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을 매우 후회한다”면서 “하지만 일방적인 행동이 아니라 트레이시와 합의 하에 이뤄진 ‘폰섹스’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학측은 터커의 계약서에 포함된 “도덕적으로 비열한 행동(moral turpitude)이나 대중의 경멸, 조소 등을 불러일으키는 행동을 했을 경우 대학의 판단으로 해임이 가능하다”는 조항을 이용해 곧바로 해임을 통보했다.

조지아대학교(UGA) 수비코치였던 터커는 지난 2021년 미시간주립대와 향후 10년간 9500만달러(1270억원)를 받기로 계약을 맺었다. 터커 측 변호사는 대학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지만 대학이 승소할 경우 터커는 올해까지 받은 연봉 1900만달러를 제외하고 7600만달러(1015억원)를 받지 못하게 된다.

이상연 대표기자

멜 터커와 브렌다 트레이시/Michigan State University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