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수박 메뉴 때문에 난리난 이유는?

애틀랜타 매장, ‘준틴스’ 기념해 수박과 치킨 등 특별 메뉴 제공

수박은 흑인 조롱하는 상징적 음식…직원들 결근으로 항의표시

스웨덴 본사의 세계 최대 가구업체인 이케아(아이키아, IKEA) 애틀랜타 매장이 새롭게 연방 공휴일로 제정된 준틴스 데이(노예해방기념일)를 맞아 기념 메뉴를 마련했다가 오히려 된서리를 맞았다.

22일 지역 방송인 CBS46에 따르면 이케아 애틀랜타 매장은 지난 19일 ‘흑인들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수박과 프라이드 치킨, 맥 앤 치즈, 콜라드 그린 등의 준틴스 특별 메뉴를 선보였다. 하지만 이 식단의 메뉴를 알게 된 직원 가운데 33명이 결근하는 등 집단 행동에 나섰다.

한 직원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준틴스 데이를 기념한다며 수박을 흑인들의 소울 푸드(soul food)라고 주장하는 것을 보니 역사를 전혀 모르고 벌인 짓”이라며 “그들(백인)은 노예 시대에 흑인 노예들에게 수박을 먹였기 떄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모양이다”라고 말했다.

흑인 역사가들에 따르면 남부 지역의 백인들은 흑인들이 수박과 치킨을 매우 좋아한다고 생각하며 이와 관련된 스테레오 타입을 만들어 흑인들을 조롱하는데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흑인들은 백인들이 수박을 주면 인종차별과 모욕의 의미로 받아들인다는 설명이다.

또한 콜라드 그린과 맥 앤 치즈도 남부지역의 농장에서 노예들에게 제공하던 음식이어서 흑인 직원들을 더욱 불편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흑인 직원들은 매장 측에 “이번 메뉴는 많은 사람들을 화나게 했다”면서 “대부분의 직원들이 일자리에 복귀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항의했다.

결국 매장 매니저는 직원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한편 “메뉴 선정작업에 흑인 직원이 한 명도 없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사과 후에도 특별 메뉴에 콜라드 그린과 맥 앤 치즈를 포함시킨 것을 보면 매장 측이 여전히 무감각하다는 사실이 드러난다”며 회사의 공식적인 조치를 요구했다.

애틀랜타 이케아 매장/ik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