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조작” 주장 극우 미디어, 공개사과 ‘수모’

투표기기 제조업체들 명예훼손 소송 추진에 ‘백기’ 들어

21dlf 방송통해 “투표기기 조작 증거없다” 수차례 ‘자백’

지난 11월3일 대선에 사용된 투표기기를 통해 선거조작이 일어났다고 허위 주장을 펼쳐오던 친 트럼프 미디어가 정규방송을 통해 “투표기기로 인한 선거조작의 증거는 없다”고 공개사과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변심한 폭스뉴스 대신에 꼭 봐야하는 방송”이라고 추천했던 뉴스맥스(Newsmax)는 21일 수차례에 걸쳐 “뉴스맥스는 도미니언과 스마트매틱사가 2020년 선거를 조작했다는 증거를 갖고 있지 않다”는 내용의 성명을 생방송으로 발표했다.

뉴스맥스는 또한 “우리는 도미니언과 스마트매틱사가 조지 소로스와 관련이 있다는 증거도 갖고 있지 않으며 베네수엘라 기업이라는 증거 또한 없다”고 ‘자백’했다. 그동안 이 방송은 시드니 파월 변호사 등이 제기한 온갖 종류의 선거 음모론을 사실처럼 보도하며 투표기기 업체에 의한 광범위한 선거부정이 자행됐다고 주장해왔다.

뉴스맥스가 이렇게 ‘회심’한 이유는 최근 스마트매틱사가 보낸 법적 통지서(legal notice)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매틱사는 뉴스맥스와 OAN(One America Network), 폭스뉴스 등 우파 미디어에 보낸 통지서를 통해 “허위 주장으로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기업활동에 심각한 피해를 끼쳤다”며 소송을 경고했다.

이에 대해 폭스뉴스는 이미 수차례에 걸쳐 그동안의 근거없는 주장에 대해 쇼 호스트와 게스트를 통해 문제가 있었다고 시인했었다. 폭스뉴스 보다 훨씬 원색적으로 허위 주장을 유포해온 뉴스맥스도 소송을 피하기 위해 이날 방송을 통해 ‘백기’를 들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OAN은 이날도 여전히 “도미니언사의 투표기기가 조직적인 선거부정의 원천”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사과 방송에도 불구하고 뉴스맥스와 폭스뉴스가 투표기기 업체들의 명예훼손 소송에서 면책을 받기는 힘들다는 것이 법률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법률 전문지인 로 앤 크라임(Law & Crime)은 “이미 1달 이상 지속된 허위 주장으로 기업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줬다면 정정보도를 했더라도 명예훼손 소송에서 책임을 면제받기 힘들다”면서 “뉴스맥스와 OAN 등 소규모 미디어는 실제 소송이 진행되면 문을 닫아야 하는 처지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사과 방송을 하는 뉴스맥스/ Newsmax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