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 애틀랜타한인회장 취임식

선거 관련 소송 중 강행…한인사회 인사들 대거 불참해

결국 인준절차 없이 취임…시민의 소리 항의의사 표시

김영준 총영사 “무겁고 답답한 분위기로 열려 안타까워”

김윤철 회장 “한인회관 임대 활성화…방향 고민할 것”

 

제34대 애틀랜타한인회가 지난 28일 오후 5시 취임식을 갖고 공식 출범했다.

이날 한인회 정기총회 및 회장 이취임식은 ‘시민의 소리’가 선거관리에 문제가 있다며 선거 무효 및 김윤철 회장 직무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상태에서 열렸다.

소송 사태 해결을 위해 전직 한인회장단까지 나서 막바지 중재 노력을 벌였지만 한인회가 중재안에 다시 조건을 제시하는 등 시간이 부족한 상태에서 취임식이 열리는 바람에 전직 회장들은 물론 한인사회 인사들이 대거 불참해 ‘반쪽’ 취임식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현실이 됐다.

취임식에는 120명의 한인들이 참석해 200~300명이 참석하던 이전 한인회장 취임식에 비해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역대 한인회장으로는 김도현, 오영록, 배기성 전 회장 등 3명만이 행사장을 찾았고 축사 순서에 들어있던 김강식 동남부한인회연합회장을 비롯해 많은 한인단체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축사를 맡은 김영준 애틀랜타총영사는 “동포사회 대표단체인 한인회장 취임식이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하는데 이렇게 무겁고 답답한 분위기 속에서 열리게 돼 안타깝다”면서 “제34대 한인회는 어려운 일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슬기롭게 힘을 모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임형기 민주평통 부회장과 박기철 한인상의 자문위원장이 축사를 했다.

이어 진행된 재정보고에 따르면 제33대 한인회는 1.19달러를 차기 한인회에 이월금으로 넘겨줬다. 한인회측에 따르면 김일홍 전 회장은 임기 마무리 직전 2만달러를 한인회에 전달해 적자를 모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재정보고서가 별도의 인쇄물 없이 화면에만 소개되고 결산 통과에 대한 동의나 재청 등 절차가 생략돼 한 한인단체장이 기자석을 찾아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취임식에는 소송을 제기한 시민의 소리 관계자와 이에 동조하는 한인들이 빨간 옷을 맞춰 입고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한인회가 예상대로 정식 인준절차 없이 김윤철 회장에게 한인회기를 전달하고 곧바로 취임식을 진행하자 이들은 곧바로 자리를 떠나며 항의의 뜻을 표시했다.

김윤철 신임회장은 “애틀랜타 한인사회가 10만이 넘는 규모로 성장했다”면서 “한인사회의 위상에 걸맞는 재정을 갖춰야 하며 이를 위해 고질적인 재정난을 타개하는 방안과 한인회관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를 위해 아시아태평양단체인 APAC의 한인회관 입주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제34대 한인회 집행부는 정무부회장 이 혁, 재무부회장 김영애, 관리부회장 이건태, 사무총장 박청희, 기획조정실장 이승준 등이다.

김영준 총영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김윤철 신임회장이 인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