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로나19 ‘무증상 감염’ 조사

무증상자 1만명 혈액채취…항체여부 검사

“실제 감염규모 보다 명확하게 보여줄 것”

미국 국립보건원(NIH)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들 중 무증상 감염 사례를 정량화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한다. 무증상 환자로 인한 감염사례가 나타나면서 감염 확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달 코로나19 감염자 중 25%가 증상을 보이지 않는 ‘무증상 감염’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확진자가 열이나 기침 등이 나타나기 3일 전까지도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배출하는 현상이 확인됐다.

국내 의료기관도 초기 확진자 10명 중 1명은 무증상 감염을 보였다고 밝혔다.

NIH는 10일 코로나19 감염 경력이 없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항체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체내에 코로나19 항체가 생성됐다면 아무런 증상 없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로 볼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 NIH는 최대 1만명의 자원자들을 대상으로 혈액 샘플을 수집해 분석할 예정이다.

NIH측은 “미국에서 코로나19가 검출되지 않은 범위를 밝히고 지역 사회와 인구가 어느 정도 감염에 영향을 받고 있는지 확인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역학 모델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미국에서는 주로 비침습성 면봉을 사용해 사람의 기도에 바이러스 여부를 확인하는 분자진단을 활용했다. 면봉을 활용한 검사는 빠르고 효과적으로 감염 여부를 판단할 수 있으나 이전의 감염 및 회복 여부를 판단할 순 없다.

연구를 진행할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및 국립생체공학연구소(NIBIB)의 연구원들은 효소결합 면역흡착 분석법(ELISA)을 사용해 혈액 내 코로나19 항체인 면역글로블린 G(IgG)와 면역글로블린 M(IgM) 여부를 분석할 예정이다. 혈액 검사결과 항체가 형성된 사실이 확인되면 지원자의 면역반응을 평가하기 위한 추가 테스트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18세 이상 성인이라면 미국 내 어디서나 참여할 수 있다. NIH는 참가자들이 전화로 연구에 등록 할 수 있도록 요청할 계획이다. 코로나19에 확진 판장을 받은 적이 있거나 현재 이와 유사한 증상이 있는 개인들은 참여할 수 없다.

등록 후 연구 참가자들은 클리닉에 관련 설문지 작성을 통해 인종, 출신민족, 성별, 연령, 직업 등 기본적인 통계정보를 작성한 뒤 자신의 혈액 샘플을 제공한다. 혈액 체취는 NIH 임상센터에서도 가능하며 집에서 가정용 혈액체집 기기를 통해 자신이 직접 혈액 샘플을 뽑을 수 있다.

안토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번 연구는 코로나19의 실제 규모를 보다 명확하게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