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역전쟁 1년 ③] 일본도 미국 따라 ‘관세폭탄’

전세계가 보호무역주의 추종할 수도

미국이 전세계 국가들을 관세폭탄으로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국 중 일본이 가장 먼저 미국을 추종하고 있다.

세계는 ‘미국 우선주의’로 무장한 미국이 전세계 모든 나라를 상대로 관세폭탄을 퍼붓는 데 내심 강한 불쾌감을 갖고 있다. 미국이 세계의 패권국이기 때문에 대놓고 저항은 못하지만 세계의 불만은 날로 고조되고 있다.

전세계 정상들은 세계무역에서 일방주의가 아니라 다자주의가 강화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본이 제일 먼저 미국을 추종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이 반도체 제조 등에 중요한 핵심 소재의 대한 수출 제한을 하기 시작했다.

◇ 일본, 미국 흉내내 무역제재 놀이 오히려 중국 매체들이 더 흥분하고 있다. 환구시보 등 중국 매체들은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노역 피해자 배상 판결에 사실상 무역 보복을 했다고 꼬집었다.

환구시보는 일본이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3개 품목 수출 규제를 강화한 것을 두고 “일본이 미국에서 배워 무역 제재 놀이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이 같은 조치는 선전 20개국(G-20) 공동성명인 ‘오사카 선언’에도 위배된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자유롭고 공정하며 차별 없는 무역체제의 중요성을 확인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G-20 개최국인 일본이 앞서서 ‘오사카 선언’을 무색케 했다고 중국 언론들은 지적했다.

◇ 트럼프 한일간 조정능력 상실 한일간 갈등이 폭발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재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이처럼 갈등을 노골화한 것은 아주 이례적이며, 이는 한미일 삼각방위체제에도 빨간불이 켜졌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미국은 중국과 북한을 효과적으로 견제하기 위해 한국, 일본과 공동전선을 펼쳤고, 공고한 한미일 삼각동맹을 위해 한국과 일본의 분쟁에 기꺼이 개입해 이를 중재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이 같은 미국의 역할이 깨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미국이 잘사는 한국과 일본에 미군을 주둔시키는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로, 기존의 안보 문법을 무시하고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오사카 G-20 정상회담과 남북미 판문점 정상회담을 위해 지난 달 27일부터 8월 1일까지 한국과 일본에 머물렀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의 갈등을 조정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하지 않았다.

◇ 아베 기다렸다는 듯 1일 제재 발표 트럼프 대통령이 떠나자마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기다렸다는 듯 1일 한국에 반도체 소재 수출 금지를 발표했다.

스탠퍼드 대학 교수인 대니얼 슈나이더는 “미국은 그동안 아시아 최대 동맹인 한국과 일본간 갈등이 고조되는 것은 미국 안보에도 위험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이 같은 인식을 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관세폭탄이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렸다. 일본이 미국을 따라한 것에서 볼 수 있듯 앞으로 다른 나라도 관세폭탄을 쓸 확률이 높아졌다.

이는 세계의 보호 무역주의 트렌드를 더욱 강화시켜 세계 경제 성장률을 저해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