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지수, 사상 첫 3만 돌파…S&P500도 최고치

나스닥은 1만2000 재탈환…백신, 정권이양 뉴스에 증시 환호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기대감에 24일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환호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 인수 절차가 공식 시작되고,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에 이어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도 자사 코로나19 백신의 예방 효과가 최대 90%라고 발표한 것이 겹호재로 작용했다.

미국 오하이오주의 정유공장 [EPA=연합뉴스]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로 침체된 경제 활동이 내년부터 백신과 바이든 차기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책에 힘입어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국제 유가도 급등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값은 반대로 연일 하락세다.

◇ 124년 역사 다우지수, 마침내 3만 고지에…뉴욕증시 ‘활활’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54.97포인트(1.54%) 오른 30,046.24에 마감했다.

2017년 1월 20,000 선을 넘은 지 불과 3년 10개월 만에 다시 맨 앞자릿수를 갈아치운 것이다.

다우 지수는 1896년 출범 후 10,000 선을 뚫는 데 103년(1999년 3월) 걸렸으나, 이후 18년 만에 20,000 고지에 오르는 등 갈수록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역시 57.82포인트(1.62%) 뛴 3,635.41에 마감돼 종가 기준 최고치 기록을 다시 썼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6.15포인트(1.31%) 상승한 12,036.79로 거래를 마쳐 12,000 선을 다시 넘어섰다. 지난 9월 처음 12,000 고지에 오른 지 3개월여 만이다.

투자자들은 대선 결과에 불복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저녁 바이든 당선인 측에 대한 정권 인수 협력을 지시했다는 소식에 주목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친시장 성향으로 분류되는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초대 재무장관으로 낙점했다는 소식과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관련 발표도 증시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정치적, 경제적 불확실성 완화는 그동안 부진하던 에너지, 금융, 항공 등 가치주들의 급등으로 이어졌다.

셰브런은 5%, 아메리칸항공은 9.3%, 델타항공은 6.4%, JP모건은 4.6%, 씨티그룹은 7.1% 각각 올랐다.
◇ 유럽증시도 상승…국제 유가와 금값은 희비 교차

유럽 증시도 같은 이유로 뚜렷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 상승한 6,432.17로 거래를 마쳤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1.3% 오른 13,292.44로 장을 끝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1.2% 뛴 5,558.42를 기록했고,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 50지수는 3,508.31로 1.3% 올랐다.

국제 유가의 상승폭은 더 컸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4.3%(1.85달러) 급등한 44.91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내년 1월물 브렌트유도 오후 4시40분 현재 배럴당 3.8%(1.75달러) 뛴 47.8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WTI와 브렌트유 모두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 3월6일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백신이 내년 원유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린 것이 그 배경이다.

이와 반대로 안전자산인 국제 금값은 이틀 연속 온스당 30달러 이상 떨어지는 급락세를 보였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1.8%(33.20달러) 내린 1,804.6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백신 개발 등의 긍정적인 뉴스에 투자자들이 금을 팔고 위험자산으로 많이 갈아탄 여파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