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화제의 ‘챗GPT’ 직접 써봤더니…②

‘K-팝의 미래’, ‘한국-일본 문화차이’ 등 에세이 작성능력 탁월

인문학부터 컴퓨터공학까지 인간 두뇌 뛰어넘는 응용력 과시

인공지능(AI)을 바탕으로 한 대화형 서비스인 ‘챗GPT(ChatGPT)’가 올해 최고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빌 게이츠 등이 미래를 바꿀 기술로 꼽고 있는 챗GPT는 일상생활은 물론 학술과 산업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챗GPT를 직접 사용한 뒤 그 후기를 정리해 소개한다. /편집자주

챗GPT 채팅화면 캡처

 

◇ 만능 학교숙제 도구…교육 현장 비상

챗GPT는 에세이나 논문 등 체계적인 글을 작성하는 일에 가장 빈번히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 학생들이 학교에서 내준 숙제를 할 때나 졸업 논문 등을 작성할 때 챗GPT를 사용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부정행위’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사람이 쓴 글과 구분되지 않는 수준이어서 교육계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기자가 “전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K-팝의 미래를 전망해달라”고 요청하자 챗GPT는 “K-팝은 계속해서 도달영역과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한 뒤 “이같은 성장의 주요 원인으로는 음악산업의 글로벌화가 꼽힌다”고 분석했다. 즉., 전세계의 더 많은 음악팬들이 스트리밍 서비스와 소셜 미디어에 접속하면서 K-팝이 더 많은 팬들에게 다가설 수 있는 잠재력이 생겼다는 것이다 .

“한국과 일본 문화의 차이점을 설명해달라”고 묻자 “한국과 일본은 가까운 지역에 위치해 문화적 동질성이 클 것이라는 오해가 있지만 사실 여러 측면에서 서로 독특한 문화를 이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항목으로는 한국어와 일본어의 구조적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학적 다양성, 반도와 섬이라는 지정학적 위치 등에서 파생되는 음식 문화의 차이 등을 예로 들었다. 또한 “유발 하라리의 책 사피엔스를 요약해 달라”고 부탁하자 5문장으로 책의 요점을 쉽게 설명해주기도 했다 .

챗GPT는 인문학 에세이 외에도 순수과학이나 컴퓨터 공학 등 응용과학 분야에서도 탁월한 설명과 글을 제공한다. 양자 물리학과 양자 컴퓨팅을 설명해달라는 부탁에는 5초 만에 쉬운 용어로 개념을 소개해줬으며 “RSS 피드를 내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방법”을 묻자 단계별로 방법을 설명하기도 했다 .

◇ 창조적 작업은 ‘아직’…정치, 윤리 문제 등은 대답 거부

챗GPT는 기존의 자료를 이용한 재구성에는 우수한 능력을 보이지만 순수한 창작 작업은 아직 불가능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추리소설의 플롯을 하나 제시해 달라”고 요청하자 “그런 일은 할 수 없다”고 대답한 뒤 대신 그동안 벌어졌던 주요 미스터리 살인사건의 실례를 소개하며 참고하라고 답변했다 .

정치적인 견해나 윤리적인 판단이 요구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하거나 찬반 입장을 모두 소개한 뒤 개인들이 결정할 문제라는 답을 내놓는다. “불치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자신의 생명을 결정할 권리가 있느냐”는 질문에 챗GPT는 찬반 양측의 주장을 상세히 설명하고 “결국 이 문제는 깊게 개인적이고 복잡한 문제여서 주의깊은 고려가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용자들은 챗GPT의 첫 답변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한번 답변을 요청할 수 있으며 내놓으 답에 대해 평가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 한국어 지원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한글로는 어색한 문장이 나오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인간언어를 흉내낸 것일 뿐 강력한 인공지능 엔진은 아니다”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상연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