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전 총기난사서 살아남았는데…대학가니 또 ‘공포의 총성’

2012년 ‘샌디훅’·2021년 옥스포드 사건 생존자들, MSU 참극 목격

미시간주립대(MSU) 위한 기도 요청하는 인근 교회
미시간주립대(MSU) 위한 기도 요청하는 인근 교회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시간주립대(MSU) 총기난사 현장에는 과거 비슷한 참극을 경험한 학생들이 적지 않았다고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이 14일 보도했다.

이들은 평생 단 한 번도 겪어선 안 될 총기난사 사고를 이미 학생 시절에 두 차례나 겪은 셈이다.

미시간주 출신의 얼리사 슬롯킨 하원의원은 MSU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21년 옥스퍼드 고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을 거론하며 “15개월 만에 또 이런 일을 하러 왔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슬롯킨 의원에 따르면 당시 총기난사 사고를 경험한 학생 중 상당수가 같은 주의 MSU에 진학했다고 한다. MSU 캠퍼스에서 ‘옥스퍼드는 강하다’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흔히 볼 수 있었다고 슬롯킨 의원은 전했다. 총기난사 사고 이후 옥스퍼드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지급된 티셔츠였다.

실제로 지역언론 ‘디트로이트프리프레스’는 옥스퍼드 고등학교 출신인 MSU 학생이 13일 총기난사 현장에 있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학생은 총소리가 나자마자 부모에게 전화해 두려움을 토로했다고 한다.

美 미시간주립대서 총격으로 최소 3명 사망·5명 부상미시간주립대서 총격으로 최소 3명 사망·5명 부상 (이스트랜싱 AP=연합뉴스) 13일 경찰이 총격사건이 일어난 미국 미시간주 이스트랜싱의 미시간주립대 캠퍼스를 살펴보고 있다.

슬롯킨 의원은 “1년 반도 되지 않아 두 번째 총기난사 사고를 겪은 자녀들이 있다. 이거 말고 대체 무엇으로 (총기 난사에 대한) 경종을 울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가장 끔찍한 총기난사 사고로 손꼽히는 ‘샌디훅 참사’의 생존자도 이번 MSU 총기난사 당시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12년 12월 코네티컷주 뉴타운의 샌디훅 초등학교에 20세 총격범이 난입해 학생 20명과 교직원 6명을 살해한 사건이다.

당시 한 6학년 여학생은 최대한 몸을 웅크려서 현장에서 살아남았다. 당시 너무 오랜 시간 웅크리느라 허리에 부상을 입게 됐다고 한다.

미국 ABC방송 등에 따르면 그 여학생, 재키 매슈스가 MSU에서 또다시 총기난사 현장을 경험했다.

그는 틱톡에 올린 동영상에서 “총기난사 현장 두 곳에 모두 있을 확률이 안타깝게도 예전처럼 희박하지 않다. 그래서 이제 정말 총기난사는 절대 안 된다는 점을 알리고 싶어서 동영상을 올린다. 총기난사는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총기난사범의 신원은 43살 남성 앤서니 맥레이로 파악됐다. 그는 13일 오후 8시 18분부터 MSU 강의동인 버키홀에서 2명, 학생회관에서 1명을 각각 살해했다. 살해된 피해자는 모두 학생이었다. 이 밖에도 5명이 중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대다수는 중태로 전해졌다.

용의자는 사건 발생 4시간 후 자신에게 총을 쏴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범행 동기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MSU와는 별다른 인연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그의 주머니에서 뉴저지주 유잉의 학교 2곳을 추가로 공격하려 했던 정황이 드러났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14일 기준으로 MSU 총기난사 사건은 미국 내에서 사상자 4명 이상을 기록한 올해 67번째 총기난사 사건으로 기록됐다. CNN방송은 학교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고가 올해에만 12건이라고 전했다. 2023년이 시작된 지는 45일밖에 지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