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만에 또다른 ‘크리스마스의 기적’

백신 한국 첫 도착…주한미군 “내주 접종 개시”

모더나 백신 실은 화물기 25일 인천 공항 착륙

평택 미군기지로 수송 예정…카투사들도 접종

지난 1950년 성탄절 이브 한국전쟁 당시 흥남 부두에서 수만명의 피란민들을 수송한 미군의 ‘크리스마스 기적’ 70주년째인 올해 주한미군에 또다른 성탄절 기적이 연출됐다.

주한미군을 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크리스마스인 25일 한국에 도착한 것이다. 이는 한국에 처음으로 반입된 코로나19 백신이다.

백신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 승인(EUA)를 받은 모더나 제품으로 1000회 안팎의 분량으로 알려졌다.

인천국제공항에 따르면 백신은 테네시주 멤피스 공항에서 출발한 페덱스 화물기 FX5230편에 실려 이날 오후 12시54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페덱스는 미국 코로나19 백신 1차 선적분에 대한 수송을 맡고 있다.

도착한 백신들은 주한미군에 인계돼 곧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 내 ‘브라이언 올굿’ 육군 병원으로 수송될 예정이다. 본격적인 접종은 이르면 다음주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의사·간호사 등 의료진을 비롯해 소방관 등 긴급 요원 위주로 접종한다는 미 국방부 지침에 따라 브라이언 올굿 병원의 코로나 의료진이 1순위로 가장 먼저 백신을 맞을 것으로 알려졌다.

섭씨 영하 70도에서 보관·운송해야 하는 화이자 백신과 달리, 모더나 백신은 영하 20도에서 보관할 수 있어 일반적인 냉동차량으로 배송이 가능하다. 또한 섭씨 2도~8도에서도 약 한달간 보관할 수 있다.

주한미군은 미측 인원 외에 구성원 전원에 백신을 제공한다는 방침이어서 카투사(KATUSA·미군에 배속된 한국군)와 한국인 군무원도 백신을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 일정은 추후 한미 간 협의와 추가 백신 보급 진행 상황에 따라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나, 현재 브라이언 올굿 병원에서 의무행정 인력으로 군 복무 중인 40여 명의 카투사는 이번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이들이 국내에서 가장 먼저 백신을 맞는 한국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23일 지휘서신을 통해 “앞으로 수일 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한 모더나 백신을 보급받아 접종을 시작할 것”이라며 “초기 접종은 국방부 지침에 따라 의료진과 필수인력 등에 국한되지만, 앞으로 모든 주한미군 구성원에게 접종하도록 백신 추가 물량이 도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 받는 미군 장병.(자료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