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해외도피’ 한보그룹 4남 체포

‘322억원 횡령’ 수사 중 도피…21년째 잠적

미국, 캐나다 등서 생활…두바이에서 검거

해외 도피 중이던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씨(64)씨가 두바이에서 체포돼 국내 송환 절차에 들어갔다.

대검 관계자는 “자신의 신분을 세탁해 캐나다, 미국, 에콰도르 등지에서 도피생활을 해온 정씨를 약 10개월간 추적해 파나마에서부터 브라질, 두바이를 경유해 국내로 송환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정씨는 한국시각 6월22일 오전3시35분 두바이에서 출발하는 국적기에 탑승했다. 두바이에서 국적기에 오르자마자 구속영장이 집행됐고, 같은날 오후 12시5분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검찰은 정씨를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로 호송해 수사를 하고 있다.

정씨는 1997년11월 한보그룹 등이 부도가 나자 자회사인 동아시아가스 자금 약 322억원을 횡령하고 스위스로 자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었는데, 1998년 6월 한 차례 조사를 받고 도주했다. 검찰은 1998년 7월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체포에 나섰으나 소재불명이 돼 집행이 불가능했다.

검찰은 2008년 9월 공소시효 만료를 피하기 위해 정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재산 국외 도피 횡령 혐의로 불구속했다. 이후 같은해 12월 다시 구속영장이 발부됐으나 첫 번째 영장 때와 마찬가지로 소재불명으로 집행하지 못했고, 21년째 잠적했다.

2017년 6월 253억원의 고액 체납자인 정씨가 미국에 체류중이라는 정씨 측근 인터뷰가 방송돼 검찰은 미국에 범죄인인도를 청구했으나 역시 소재불명으로 무위로 돌아갔다.

대검은 지난해 8월부터 본격적으로 정씨 소재 추적에 착수해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 한국지부장, 캐나다 국경관리국(CBSA) 일본주재관 등 해외 법집행기관과 긴밀한 정보공유, 회의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수사공조를 해왔다고 밝혔다.

한편 정 전 회장은 한보그룹 부도 이후인 1997년 9월 무렵 특경가법상 횡령 혐의로 징역 15년, 2002년 4월 뇌물공여 혐의로 징역 10월을 선고받아 복역하다가 2002년 12월 특별사면을 받았다.

이후 특경가법상 횡령 등 혐의로 다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 재판 중이던 2007년 돌연 출국해 자취를 감춰 12년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해외 도피 중이던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씨(64)씨가 두바이에서 체포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