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다시 오른다…1300원 육박 마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신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17일(한국시간) 원/달러 환율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긴축이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 속에서 1300원 턱밑까지 올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4.7원 오른 1299.5원에 장을 마쳤다.

환율은 7.1원 오른 1291.9원으로 개장한 뒤 상승 폭을 키우다가 점심 무렵 장중 1303.8원까지 올라 1300원 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환율은 미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예상만큼 빠르게 꺾이지 않는다는 우려와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 등에 강한 상승 압력을 받았다.

미국 물가 지표가 연이어 높게 나오고 있다.

간밤 노동부는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보다 0.7%, 전년 동월보다 6.0% 각각 올랐다고 밝혔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지난해 12월 0.2% 하락했다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전년 동월 대비 6.4% 오르며 시장 예상치(6.2%)를 웃돌았다.

이는 미국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진정되지 않고 오래 고착화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연준 위원들의 잇따른 매파적 발언도 시장에 부담을 줬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달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대해 “당시 0.5%포인트 인상 속도를 유지할 설득력 있는 경제적 사실들을 봤다”고 말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지난 회의에서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주장했다며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길 것이란 게 종합적인 내 판단”이라고 말했다.

환율의 강한 상승세를 꺾은 것은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이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가 이날 환율 움직임이 과도하다고 밝힌 이후 환율은 1,300원 아래로 내려왔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상단에서의 당국 구두 개입으로 쏠림이 일부 완화됐다”며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부상하면서 오후 장에서는 추가 상승세는 제한됐지만 수급 공백으로 크게 내리지도 않았다”고 평가했다.

오후 3시 30분 현재 원/엔 재정환율은 964.49원이다.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가(959.41원)에서 5.08원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