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비대위, 한인회에 공 넘기고 해산

자체 집행한 3만2천불 기금 재정보고…활동 마무리

한인회장 “4만5천불 사용내역 4분기 이사회서 보고”

애틀랜타한인회와 조지아애틀랜타한인상공회의소, 민주평통 애틀랜타협의회 등 3개 단체가 함께 출범했던 ‘코로나19 범한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지난 2일 둘루스 서라벌 한식당에서 해단식을 갖고 활동을 공식 마무리했다.

이날 해단식은 공동위원장 인사, 감사패 전달, 재정 보고, 질의 응답 순서로 진행됐다. 김형률 공동위원장은 최근 비대위 일각에서 제기된 해산 반대 의견을 의식한듯 “코로나19이 여전히 우리 주위에 있지만 3개 단체가 힘을 합쳐 할 수 있는 일들은 거의 마무리했다고 본다”면서 “앞으로도 각 단체가 한인 이웃을 지원하는 활동을 펼처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대위는 이은자 한인회 부회장, 조영준 월남참전유공자회 회장, 박종호 한인상의 부회장, 서남석 이건태 이혁 비대위 간사, 자원봉사자 브라이언김 이종원씨 등 8명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건태 간사의 사회로 열린 재정보고에서는 그동안 논란이 됐던 각종 회계문제에 대한 설명과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우선 비대위 계좌에 입금됐다가 다시 한인회에 반환돼 돈세탁 논란을 일으켰던 1630달러의 행방에 대해 비대위측은 “김윤철 회장이 의욕적으로 비대위 계좌에 입금시켰다가 나중에 ‘원래 한인회 기금’이라고 말해 돌려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대위에 전달했으면 처음 뜻대로 코로나19 지원사업에 사용하면 되는데 왜 돌려줬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비대위측은 “다 아시겠지만 한인회 재정이 어려워서 돌려줬다”고 답했다. 비대위는 “단체의 재정이 어렵다고 이웃돕기 기금을 임의대로 지급해도 되느냐”는 추가 질문에 대해서는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했다.

이건태 간사는 이 돈에 대해 “비대위가 설립되기 전에 월남참전유공자회와 교협, 한미부인회 등 관련단체들이 낸 한인회 운영 기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본보의 확인결과 월남참전유공자회와 한미부인회는 비대위 출범 직전인 지난 4월 21일 각 500달러와 530달러를 “코로나19으로 피해를 당한 한인들을 위해 써달라”며 기탁했다.

월남참전유공자회 관계자는 본보에 “한인회 운영기금으로 낸 것이 아니고 코로나19 이웃돕기 지원을 위해 기부한 것”이라고 확인했다. 교회협의회 관계자는 “올해초 신년기도회 등을 통해 마련한 기금을 패밀리센터 구제사업에 기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비대위는 이날 재정보고가 이뤄지지 않은 CKA(미주한인협의회) 지원금 2만5000달러와 주중광 박사 기부금 1만달러, 한국지상사협의회 지원 상품권 1만달러 어치에 대해서는 김윤철 한인회장에게 보고를 일임했다.

김윤철 한인회장은 “이사회를 거치지 않은 내용이라 일반에게 공개할 수 없는 것으로 4분기 이사회에서 논의하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잠시 후 본보의 이사회 보고누락 보도를 문제삼아 “애틀랜타 K 뉴스가 오늘도 허위기사를 보도했다”면서 “지난 5월 주중광 박사 기부금은 2분기 이사회에 지출내용을 보고했다”고 곧바로 말을 바꿨다.

이에 대해 기자가 “그렇다면 이사회에 보고됐다는 것인데 왜 사용내역과 영수중을 공개하지 않느냐”고 되묻자 “그때는 결산만 보고한 것이다”라는 이해못할 답변을 했다. 당시 2분기 이사회 재정보고 자료에 따르면 수입과 지출 항목에 주중광 박사 기부금이라는 명목 표시는 없지만 코로나19 이웃돕기 기금 사용금액이 표시돼 있다. 물론 이와 관련한 영수증은 지금까지 한번도 공개되지 않았다.

김형률 공동위원장은 “비대위 공동기금으로 사용하기로 합의했던 돈인데 한인회가 자체적으로 처리한다고 하니 이를 억지로 막을 방법은 없었다”고 아쉬움을 표한 뒤  “비대위가 보고하지 못했던 이들 기금에 대해서는 한인회가 정확하게 발표할 것으로 믿는다”고 재정보고를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비대위가 보고한 기부금은 민주평통 5000달러, 한인회 5000달러, 김형률 위원장 5000달러, 이홍기 위원장 5000달러, 한국 재외동포재단 1만달러, 한국 이승복 박사 2000달러 등 3만2000달러였으며 지역 한인사회의 기부는 전무했다.

이상연 대표기자

비대위 해단식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