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로라’ 피해속출…1명 사망, 50만가구 정전

4등급→1등급으로 약화…해안도시 초토화, 화학공장 화재도

초강력 허리케인 ‘로라’가 남부 루이지애나주에 27일 새벽 상륙했다.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로라는 멕시코만을 지나 미국 본토에 상륙할 당시 시속 150마일의 강풍을 동반했다.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지난 2005년 미국 남부를 강타했던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보다 강한 바람이었다고 설명했다.

로라의 위력을 담은 온라인 동영상에는 건물 지붕이 날아가는 장면도 담겨있다. 또 전신주와 나무가 강풍을 견디지 못하고 도로에 쓰러진 모습도 보였다. 루이지애나주 레이크 찰스시의 최고층 빌딩은 강풍에 유리창이 대부분 파손됐고 일부 건물은 전파(total loss)돼 앙상한 뼈대만 남기도 했다.

4등급 허리케인이었던 로라는 27일 오후 현재 1등급으로 등급이 낮춰졌지만, 여전히 시속 80마일대의 강풍을 유지함에 따라 이동 경로를 따라 피해도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

루이지애나주 존 벨 에드워즞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14세 소녀가 집으로 쓰러진 나무에 깔려 사망했다”면서 “앞으로 피해상황이 집계되면 더 많은 사상자가 보고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까지 루이지애나주에서 38만3000명, 텍사스주에서 9만3000명의 주민이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루이지애나주와 인근 주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도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상당 부분 이용이 중단됐다. 또한 레이크 찰스 인근 화학공장에서 화학물질이 I-10 고속도로까지 유출되고 화재까지 발생해 당국이 주변을 봉쇄한 상태다.

재난 당국은 텍사스와 루이지애나의 주민에 대피령을 내렸지만 일부는 대피령을 거부하고 거주지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

허리케인 로라의 정확한 피해 상황은 구조 작업이 시작돼야 집계될 전망이다. 다만 현지 경찰은 로라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난 후에야 구조 작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라는 루이지애나에서 아칸소로 북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라가 지나간 멕시코만 연안에 집중된 미국의 원유 생산시설은 태풍 피해에 대비하기 위해 문을 닫은 상태다.

기상 당국은 로라가 올해 미국을 덮친 허리케인 중 가장 강력하며, 최고 38㎝까지 강우량을 기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관계 당국의 경보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허리케인 ‘로라에 파손된 빌딩의 모습. / 루이지애나주 소방국 트위터
로라 위성사진/NOAA/GOES-East
태풍으로 부서진 건물 앞에 서 있는 루이지애나 주민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