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여성들 “증오 멈추라”…빌보드 올린다

조지아주 에덴스서 자발적 모금운동…고펀드미 개설

지역 신문광고 등 통해 아시아계 차별철폐 운동 지속

아시아계 여성을 타깃으로 한 연쇄 총격사건이 발생한 조지아주의 대표적 캠퍼스타운인 에덴스시의 한인 여성들이 아시아계 증오 중단을 촉구하는 대형 광고판(빌보드)을 세운다.

사이트 링크

UGA(조지아대학교)가 위치한 에덴스에 거주하며 식품점 트레이더 조스(Trader Joe’s)에서 사인 아티스트(Sign Artist)로 일하고 있는 ‘워킹맘’ 박설희씨는 같은 지역의 이재경 UGA 교수(신경과학), 이수정, 최수영씨 등과 함께 24일 ‘#스톱 아시안 헤이트(#스톱 아시안 헤이트)’ 고펀드미 사이트를 개설했다.

박씨는 “트레이더 조스는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과 토론이 많은 직장인데 이번 아시안 여성 희생에 대해서는 예상 외로 관심이 그리 크지 않았다”면서 ‘지난해 BLM(흑인 생명은 소중하다) 때와는 너무 다른 분위기에 우리 아시아계가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사이트를 통해 “지난 3월16일 아시안 비즈니스를 타깃으로 한 범죄로 8명이 살해됐고 그 가운데 6명은 아시안 여성으로 나타났다”면서 “아시아계에 대한 차별은 미국에서 긴 역사를 갖고 있지만 그동안 전혀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설희씨 가족/Family Photo

사이트는 이어 “우리는 인종차별과 폭력에 맞서 일어나서 우리의 분노와 좌절감을 표현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에덴스에서 가장 교통량이 많은 도로에 빌보드 광고를 내고 지역 신문에도 광고를 통해 우리의 목소리를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박씨는 “몇년 전 집 근처 도로에서 반대방향으로 달리던 트럭 1대가 창문을 내리더니 내게 ‘아시안(Asian)’이라고 버럭 소리를 질렀고 축구시합에 참가한 우리 아이에게 다른 아이가 ‘라이스 보이(Rice Boy)’라고 놀려 남편이 부모에게 주의를 요구하기도 했다”면서 “우리 아이들이 지금과 같은 차별 속에서 살게 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씨 등은 3500달러를 모금해 에덴스 엡스 브릿지 로드의 전광판에 4월5일부터 2주간 대형 광고를 게시하고 지역 신문에도 전면광고를 통해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와 차별을 중단하라고 촉구할 방침이다.

박씨는 “직장인 트레이더 조스에 운동의 취지를 설명했더니 지점장이 직원 게시판에 올리도록 했고 다른 지점장들에도 참여를 촉구하는 한편, 동남부 총괄 매니저에게도 보고하는 등 회사 차원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번 총격사건이 발생하자 사촌오빠가 메시지를 통해 ‘가능하면 조심하고, 표적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당부해왔다”면서 “하지만 우리가 용기를 내지 못하고 계속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면 아무 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아시아계들의 동참을 당부했다.

고펀드미 사이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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