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게이머, “미국서 비참한 인종차별 당했다”

텍사스 댈러스 ‘오버워치’ 프로팀 소속 이의석씨 경험 공개

“빌어먹을 중국놈 욕설에 일부러 마스크 벗고 기침 하기도”

미국 프로 게임리그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프로게이머가 텍사스주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unspeakable)’의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폭로해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프로 게임리그인 ‘오버워치리그(OWL, OverWatch League)’ 댈러스 퓨얼(Dallas Fuel)팀 소속으로 활동중인 이의석씨는 지난 4일 생중계된 인터뷰를 통해 “이곳(댈러스)에서 아시안으로 산다는 것은 공포스러운 일이다”라면서 “사람들이 계속 우리 멤버들에게 싸움을 걸어온다”고 말했다. 댈러스 퓨얼팀은 소속 선수 8명 전원이 한국인이다.

‘피어리스(Fearless)’라는 게임 아이디로 알려진 이씨는 이어 “일부러 마스크를 벗고 우리들에게 기침을 하기도 한다”면서 “아예 우리 팀 멤버들을 향해 ‘빌어먹을 중국놈들’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이씨는 “지난 2018년 미국에 처음 왔는데 당시에는 아무런 인종 문제없이 평화롭게 미국생활을 할 수 있었다”면서 “3년만에 너무 많은 것이 바뀌었다”며 코로나19 팬데믹이 원인일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이씨는 이어 “외출을 할 때 동료들과 팀 유니폼을 입고 나가면 괴롭힘이 덜 하다”면서 “하지만 일상복을 입고 외출하면 어김없이 희롱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댈러스 퓨얼팀의 구단주인 마이크 러팔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우리 팀 선수들이 경험한 문제들에 대해 깊은 슬픔을 느낀다”면서 “이 자랑스러운 텍사스주의 위대한 도시에서 이러한 일이 벌어졌다”고 개탄했다.

넥스트샤크에 따르면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한 소셜미디어 이용자는 “댈러스에서 성장한 한인으로서 이들이 받은 인종차별이 어떤 것인지 직접 경험했었다”면서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도시에 새로 이주한 아시아계의 공포는 더욱 클 것”이라며 공감을 표했다.

이의석씨/Image Screenshot via @swingchip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