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교부 인사 왜 이러나?

다자외교 담당 2차관에 조선일보 기자 출신 임명

본부 대기 고위공무원 최다…박윤주 전 총영사도

2030 엑스포 유치 실패와 각종 의전 허점으로 총체적인 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 외교부에 이해할 수 없는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

9일 한국 대통령실은 외교부 2차관에 강인선 대통령실 해외홍보비서관을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강인선 차관은 외교관이 아닌 조선일보 기자 출신으로 미국 워싱턴 특파원과 국제부장 등을 역임했다.

외교 2차관은 국제협력과 다자 및 공공외교를 총괄하는 자리로 외교 현장의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이 임명돼왔다. 대통령실은 “강 차관은 국제관계 전문 언론인으로 국제정세에 밝고 해외 현장 경험이 있다”고 임명 이유를 밝혔지만 기자로서의 현장 경험과 외교 실무는 완전히 다른 영역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외교 2차관은 전임 오영주 전 차관이 임명 6개월 만에 전혀 다른 분야인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에 발탁되며 공석이 돼 업무 연속성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오 전 차관 임명 당시 대통령실은 “대한민국 4호 여성 외교관으로 유엔 차석대사, 베트남 대사 등을 역임하며 쌓아온 전문성을 발휘할 것”이라고 소개했었다.

한편 한국 감사원은 지난해 외교부 정기감사 보고서를 통해 “외교부가 매년 20명 가량의 고위공무원을 보직 없이 본부에 대기시키고, 고위 공무원을 임명해야 하는 자리에는 낮은 등급의 공무원을 발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본부에 대기하는 고위 공무원에게는 정상 급여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임금이 지급된다.

감사원에 따르면 매년 무보직 대기를 하는 고위 공무원 가운데 40~50%가 외교부 소속이다. 이같은 현상은 외교부의 고위공무원 숫자가 다른 부처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고 순환 근무 등으로 인해 인사 적체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해 6월 임기를 1년 가량 앞두고 갑자기 귀임한 박윤주 전 애틀랜타총영사도 현재 아무런 보직을 받지 못하고 6개월 이상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총영사는 당시 석연찮은 이유로 교체됐고 후임에 서상표 당시 주파키스탄 대사가 임명됐다.

이상연 대표기자

외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