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국 우편료, 7월부터 최대 3.6배 오른다

트럼프 으름장에 미국행 포함 국제우편 요금 인상

2018년 10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UN산하 만국우편연합(UPU) 탈퇴를 추진한다고 언급해 파장이 일었다. UPU가 설정한 미국행 우편요금 정산체계가 실제 운송료에 비해 턱없이 낮아 값싼 중국 제품들과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 수월하게 진입한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트럼프가 UPU를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가 7월 1일부터 국제 우편요금을 대거 인상키로 한 것에는 이같은 배경이 깔려있다.

국제우편 요금 조정안(7월 1일 시행 예정).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본부는 국제통상 우편요금 중 항공소형포장물과 해외로 보내는 전자상거래용 소형포장물 케이패킷(K-Packet)의 요금을 인상하기로 했다.

항공소형포장물은 중량별로 2700∼2910원까지 인상된다. 우정본부는 국가를 지역별로 묶어 가격을 다르게 책정한다. 현행 항공소형포장물은 100g까지 1지역(1760원), 2지역(2170원), 3지역(2350원), 4지역(2540원)이다. 내달부터는 같은 중량의 항공소형포장물이 1지역(4460원), 2지역(5020원), 3지역(5120원), 4지역(5450원) 등으로 오른다.

특히 미국은 현재는 3지역에 포함돼 2350원만 내면 됐지만 내달부터는 미국 별도 요금이 적용돼 8410원으로 3.6배나 오르게 된다.

또한 1㎏의 경우 현재 1만2170원에서 1만8230원으로 1.5㎏은 1만8850원에서 2만4910원으로 각각 50%, 32% 올라 한국내 발송고객들의 비용부담이 커진다.

전자상거래 등에서 이용하는 소형포장물 케이패킷은 미국, 중국, 일본, 캐나다, 브라질 등 10개 국가에서 요금이 인상된다.

특히 미국으로 보내는 케이패킷 100g 중량은 기존 4750원에서 8090원으로 3340원 오를 예정이다. 2배에 가까운 인상률이다.

우본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개발도상국에 우편요금을 할인해주는 현행 국제 우편요금 정산제도가 중국에 유리하다는 주장을 펴면서 UPU 탈퇴 으름장을 놓자 UPU가 지난해 9월 임시총회에서 미국의 요구를 수용한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를 반영한 새 조약에 전세계 회원국이 동의해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됨에따라 미국행 우편요금이 오르는 것이다.

미국으로선 요금인상을 통해 급성장한 중국 e커머스 업계를 견제하는 동시에 미국내 우편시스템 운영비용을 연간 3억~5억달러 가량 절감할 것으로 보고있다. 하지만 미국행 우편물 발송이 적지않은 우리로서는 미국의 대 중국 견제 조치에 따른 유탄을 맞아 비용부담이 커지게됐다.

우본 관계자는 “그동안 선진국이 개도국의 우편인프라를 지원하는 측면에서 제도가 운영돼왔는데 미국의 우편비용 관련 적자가 커지자 조치에 나선 것”이라면서 “미국의 개도국에 대한 특혜가 줄어든 것이지만 선진국에서 개도국으로 보내는 우편배달요율도 일정부분 올라 한쪽이 일방적으로 손해보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합뉴스TV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