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리지 않던 공연 갈증, 감동으로 씻었다”

지난 25일 연극 ‘엄마의 봄’ 첫 무대 전석 매진돼

260여 한인관객 “오랜만에 진짜 공연” 박수갈채

 

엄마와 딸의 갈등과 애증, 그리고 화해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연극 ‘엄마의 봄'(연출 윤현식) 애틀랜타 첫 공연이 지난 25일 오후7시30분 둘루스 다운타운 ‘레드 클레이’ 극장에서 열렸다.

260석 소극장 전석이 매진된 가운데 열린 이날 공연에서 한인 관객들은 엄마와 딸로 분한 배우 최선자, 김영서씨의 대사 한줄과 손짓 하나에도 반응하며 웃음과 눈물을 공유했다.

늦은 나이에 배우의 길로 뛰어든 딸을 걱정하는 어머니와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반항하던 딸이 어머니의 치매와 딸의 혼전임신 등 힘든 고비를 통해 화해하는 줄거리에 관객들은 마치 자신의 이야기인양 빠져 들었다.

이 연극의 작가이기도 한 김영서씨는 한국 엄마와 딸의 일상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대화들을 맛깔나게 요리해 대사에 담아냈고 연기 경력 58년의 백상 연극대상 수상자인 대배우 최선자씨는 하나뿐인 딸에 대한 사랑 때문에 때론 상처받고 홀로 울어야 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그동안 공연문화에 대한 갈증을 느껴왔던 한인 관객들은 눈앞 무대에서 펼쳐지는 ‘진짜’ 연극에 공연 내내 빠져들었다. 치매에 걸려 병원에서 숨을 거두는 엄마를 지켜보며 진정한 사랑을 확인한 딸이 “하늘나라에서는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가 아니라 여자 최선희(극중 엄마의 이름)로 행복하게 살아”라며 울부짖는 장면에선 관객들의 눈에서도 눈물이 솟아 올랐다. 연극이 끝나고 극장을 나서던 최은숙 KTN 대표는 관람평을 부탁하자 “듣던대로, 예상했던대로 좋았다”고 말했다.

김영서씨는 “애틀랜타 첫 무대여서 조금은 긴장됐는데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이 무대로 느껴져 좋은 공연을 보여드려야 겠다는 생각에 최선을 다했다”면서 “끝까지 함께 호흡해준 관객 여러분께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극장에는 지난 2006년 애틀랜타 한인사회 사상 최대규모 공연인 ‘지저스, 지저스’의 주최자였던 박용래 전 JC회장이 방문해 당시 주연이었던 최선자씨와 재회했다. 박 전회장은 “최 선생님이 이렇게 더욱 건강하신 모습으로 애틀랜타에서 좋은 공연을 보여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청솔시니어복지센터(원장 송명숙) 설립 3주년 기념으로 마련된 이번 연극은 오는 28일(일) 오후2시와 5시 같은 극장에서 2, 3회 공연을 갖는다.

이상연 대표기자

연극의 한 장면

13년전 ‘지저스 지저스’의 주역들이 다시 모였다. 박용래, 최선자, 조우성씨(왼쪽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