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코로나 격리 길어지면 극단선택 증가” 주장

전문가들 “터무니없는 소리, 정반대 현상 나타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미국의 ‘셧다운’이 길어지면 극단적 선택이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미 전문가들이 사실은 그와 반대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폭스뉴스 타운홀 인터뷰에서 부활절(4월12일) 전까지 미국의 경제 활동을 원상태로 되돌리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그는 “우리는 이전에 나라를 닫은 적이 없고 상당히 나쁜 독감, 나쁜 바이러스를 갖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수천명의 미국인이 자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들은 격리로 인해 엄청난 불안과 우울증을 겪게 되고, 경제 상황이 끔찍해지는 이같은 시기에 자살하게 된다. 아마도 바이러스로 죽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수가 이로 인해 목숨을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AP통신에 따르면 이는 전혀 근거가 없는 주장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많은 사업체가 문을 닫고 실업률이 올라가는 상황이지만 국가적 위기에 오히려 자살률은 줄어든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미국 자살방지재단의 크리스틴 무티어 박사는 “역사적으로 전쟁이나 자연재해와 같은 국가적 위기 때 자살률이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회가 압력을 받는 동안 사람들이 서로 협력해 도리어 자살률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2017년 한 연구에서도 2007~2009년 금융 위기 당시 자살자가 늘 것이라는 예상과 반대 결과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도 지금이 정신적으로 취약한 이들은 물론 보통 사람들에게도 정신적 불안과 스트레스를 안겨주는 상황이라고 인정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극복하려면 신체적으로는 떨어져 있어도 가족과 친구들과 정서적이고 사회적인 유대 관계를 가지려고 애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폭스뉴스의 화상 타운홀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