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조지아 재검표 끝나면…”

“올바른 일 하겠다 난 현실주의자”…승복 시사발언?

NYT “패배 인지…재검표 직후 재출마 선언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대해 승복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3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정치평론가 제랄도 리베라는 이날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전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조만간 승복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리베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합법적인 투표가 집계되면 올바른 일을 하겠다”며 “나는 미국 헌법을 따르는 현실주의자다. 하지만 미국 주들이 최종 선거 결과를 인증하는 과정에서 어떤 절차를 거쳤는지 지켜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애리조나와 미시간주에 제기한 재검표 소송이 기각된 가운데, 조지아주에서 진행 중인 재검표 작업이 끝나면 대선 패배를 받아들이겠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앞서 뉴욕타임스(NYT)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패배를 인지하고 있으며, 선거 결과가 확정되는 즉시 2024년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12일 복수의 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가 끝났음을 알고 있다”면서 “선거일(3일) 보좌관들에게 자신의 승리를 주장했지만 그가 실제 그렇게 믿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참모 중 많은 이들은 전날 백악관에서 열린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선 결과를 뒤집을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조언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경합주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선거인단을 뽑을 경우, 재선에 성공할 가능성이 있지 않냐고 물었다. 하지만 여러 참모들은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직설적으로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구체적으로 논의한 것도, 심각한 대화도 아니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백악관에 남고 싶어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열망이 반영된 것도 아니었다고 했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한 관료는 NYT에 “트럼프 대통령은 끝났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불복 소송을 제기했지만 결과를 뒤집는 게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참모들은 주요 언론들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대선 승자로 지목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관저와 집무실을 오가며 암담해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지만 거창한 전략은 없다”며 “대통령이 신중하게 재검표 요청을 하는 대신 인터넷을 떠도는 음모론을 퍼나르며 허위 주장을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미래를 숙고하면서 가능성이 낮은 생존 시나리오 사이를 떠다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참모들은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논쟁을 일으키고 그 추이를 지켜보는 걸 가장 좋아한다”며 “불복 소송전에 나선 것도 그의 취미와 관련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재출마 계획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일부 참모들에게 바이든의 승리가 공식화되는 즉시 2024년 재출마를 선언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고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말(14~15일)까지 대선 결과를 받아들이라고 조언했지만, 조지아주에서 재검표가 진행 중이라 그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

트럼프가 재출마를 선언하면 20204년 대권에 도전하려 했던 공화당 의원 등 당 전체가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