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종식…핵산백신, 합성항원백신이 앞당긴다

항체치료제 올해 임상적용…코로나19 중화시킬 항체 선별이 기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돌림노래처럼 북반구와 남반구를 넘나들며 장기화하리란 코로나19를 종식시킬 확실한 방법이 치료제와 백신 개발 밖에 없기 때문이다.

마침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합성항원 백신, 핵산 백신 각각 1건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혀 관심을 끌었다. 그는 또 “치료제도 금년 내 임상 적용을 목표로 혈장치료제라든지 항체치료제 등에 대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세계적으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 상황에 대한 보도가 잇따르자 국내에서도 활발하게 연구개발이 진행 중임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일 미국 바이오기업 이노비오는 DNA 백신 플랫폼 기술을 적용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INO-4800’의 전임상(동물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또한 18일에는 모더나가 자사의 코로나19 백신후보 ‘mRNA-1273’에 대한 임상1상 시험에서 피험자 45명 전원이 항체가 생성됐으며 그중 최소 8명에서 중화항체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치료제 부분에서는 다국적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렘데시비르’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 등에서 긴급승인을 획득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개발중이라는 ‘합성항원 백신’이나 ‘핵산 백신’과 같은 용어가 생소해 언뜻 어떤 종류의 백신인지 감이 안온다.

INO-4800이나 mRNA-1273 모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조작해 개발한 핵산 백신에 속한다.

◇핵산 백신…생산 용이하고 안전성 높아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은 항원에 감염되기 전에 미리 인위적으로 만든 항원을 주입해 몸에서 항체를 생산하도록 만든다. 사람의 면역 시스템은 한번 생성한 항체는 기억을 하고 있어 이후 진짜 바이러스가 체내에 들어오면 바이러스에 대항할 항체를 생산할 수 있다.

핵산 백신(DNA 백신 또는 mRNA백신)은 항체를 잘 생성시키는 특정 항원(바이러스) 부위의 유전자를 주입한다. 보통 플라스미드를 활용해 DNA나 RNA와 같은 유전자를 전달하는데 이렇게 주입된 유전자는 항원 역할을 하는 단백질로 발현돼 우리 몸에서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플라스미드는 세포내에서 독자적으로 증식할 수 있는 동그란 모양의 유전자 전달체다. 인체 내에서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아 매우 안전하다. 플라스미드는 핵산 백신이 체내 주입됐을 때 항원으로 발현할 유전자를 우리 세포 안으로 옮기는 운반체 역할을 한다. 플라스미드는 핵산 백신 뿐 아니라 유전자 치료제를 만들 때도 쓰인다.

백신에 주입하는 유전자는 감염을 일으키는 특정 유전자 부위를 변형·제거해 실제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와 구별이 가능하고 독성이 없어 안전성이 높다.

핵산 백신은 합성항원 백신처럼 단백질을 만들어 주입할 필요가 없어 신속한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또한 유전자는 매우 안전한 고분자 화합물로 열에 안정적이라 보관 및 운송이 편리한 점도 있다.

무엇보다 핵산 백신은 한 번에 항원제시 능력과 면역증강제 역할이 가능한 점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일반적인 백신은 항원과 함께 면역 반응을 강화하기 위해 면역증강제를 함께 주입한다. 반면 핵산 백신은 유전자 가닥이 (코로나19 같은) 항원으로 발현할 뿐 아니라 강한 면역 반응도 함께 일어난다. 우리 면역체계가 몸 안에 들어온 바이러스 유전자를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합성항원 백신…바이러스 전체 아닌 일부만 합성해 항원으로 활용

합성항원 백신(서브유닛 백신)은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항원)의 일부 단백질만 선별해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합성한 백신이다.

코로나19는 바이러스가 기생할 사람 몸의 숙주 세포에 침입할 때 바이러스 표면에 위치한 스파이크 단백질을 이용한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대부분의 합성항원 백신은 코로나바이러스 전체를 백신에 주입하는 게 아닌 스파이크 단백질 또는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세포와 결합하는 부위인 S 단백질 같은 특정 부위만을 합성해서 백신에 주입한다.

바이러스 전체가 아닌 방어에 필요한 항원부위만 면역 반응이 일어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혹시 면역력 형성이 방해되는 간섭현상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핵산 백신이 가장 진보된 백신이라 불리나 아직 상용화된 사례가 없는 반면 합성항원 백신은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사례가 다수 있다.

MSD에서 개발한 ‘가다실’과 GSK의 ‘사바릭스’가 대표적이다. 두 백신 모두 인유두종바이러스를 재조합한 것으로 자궁경부암 백신으로 사용된다.

◇항체치료제…코로나19 중화시키는 항체 선별이 기본

권 본부장은 올해 안으로 임상 적용을 목표로 혈장치료제나 항체치료제 등에 대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혈장치료제나 항체치료제 모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중화시킬 수 있는 항체를 기본으로 개발된다.

‘항체’란 면역계 내에서 바이러스와 같은 외부 항원이 체내에 침입해 면역 시스템을 자극하면서 생성되는 당단백질이다. 항체는 이러한 항원을 비활성화 시켜 몸 안에서 증식하지 못하도록 대항한다.

또한 항체는 특정 항원과 1:1로만 결합하는 면역학적 특이성을 갖고 있다.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는 수십만종의 항체 중에 특정 항원과 결합해 비활성화 시키는 항체를 중화항체라고 부른다.

항체치료제와 혈장치료제 모두 완치 환자의 혈액에서 바이러스 항체가 형성되는 점을 이용한 약물이다.

항체치료제는 이러한 항체 가운데 특정 질병에 가장 효과가 좋은 항체를 선별해 약물로 만든 것이다.

혈장치료제는 코로나19 회복환자 혈장에서 항체가 들어있는 면역 단백질만 분리해 만든 치료제다. 혈장치료제는 완치자의 혈장을 치료 중인 환자에게 수혈해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혈장치료와 같은 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