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전기차 몰려온다”…자동차 시장 경고

WP “시장 점유 아직 작지만 폭발적 성장세…관세·반중정서 걸림돌”

미국 자동차 시장에 중국산 전기차가 본격 진출할 태세를 갖추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26일 자동차 부품 주요 수출국인 중국이 시장 확대를 틈타 전기차 수출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조립에 필요한 부품이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후발주자로서 불이익 역시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점에서 서구 자동차 메이커를 제칠 절호의 기회라는 것이다.

다만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산 자동차의 비중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외국산 전기차 기준 미국 시장 독보적 1위는 일본으로 50억달러가 넘는 규모를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이 가파른 성장세로 일본을 턱밑까지 쫓아간 2위다.

중국은 독일, 멕시코, 캐나다 등에 이어 아직 판매 규모로는 10억달러에도 이르지 못한다.

그러나 중국이 그간 반도체를 포함해 정보기술 등 주요 산업 분야에서 급성장한 잠재력을 고려할 때, 본격적인 수출을 모색하고 있는 전기차 분야에서 성장 가능성 역시 무시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WP는 미중 갈등이 갈수록 심화,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 자체가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이 시장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중국산 전기차의 식별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일례로 볼보의 자회사 폴스타가 양산 중인 폴스타 시리즈의 경우 스웨덴에서 디자인된 전기차지만, 생산지는 중국이다.

중국의 재벌 리슈푸가 2010년 볼보를 사들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볼보의 본사는 여전히 스웨덴에 있지만, 폴스타의 경우 전기차 생산은 중국에서 진행된다.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폴스타의 미국 시장 판매량은 모두 6900대다. 테슬라의 모델3와 Y가 같은 기간 14만대 팔려나간 것과 비교하면 20분의 1 정도 규모다.

그럼에도 자동차 물량 부족 사태가 이어지며 일부 소비자들이 원산지를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폴스타를 포함한 중국산 전기차에 기우는 추세 자체에 주목해야 한다고 WP는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내려진 25% 고율 관세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데다, 북미산 전기차에만 보조금 혜택을 지급하도록 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역시 중국산 전기차에는 또 다른 걸림돌이다.

폴스타의 경우 이 때문에 2024년부터는 새로운 전기차 폴스타3을 사우스캐롤라이나 볼보 공장에서 생산할 방침이다.

일부 업체는 아예 미국이 아닌 유럽 시장을 우선 공략하는 우회를 택하기도 했다.

중국 전기자동차 업체 니오는 네덜란드와 독일, 덴마크, 스웨덴 등에서 전기차 판매를 시작해 미국 시장에 2025년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는 지난달 파리 모터쇼에서 신형 전기차 3대를 선보였고, 만리장성자동차 역시 유럽에서 저가 전기차를 론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