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아시아계 임명만 남았다?

켐프 조지아 주지사, 소수계 인사 연이어 발탁

2020년 선거 앞둔 포석…흑인-히스패닉계 집중

선거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강경노선을 지지해 이민사회를 불안하게 했던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가 최근 연이어 소수계 인사들을 주요 요직에 발탁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AJC는 이를 조명하는 분석기사를 통해 “민주당 지지기반 강화로 험난한 길이 예상되는 2020년 선거를 대비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결론내렸다. 실제 12일 보험 관련 경력이 전혀 없는 멕시코 출신인 존 킹 도라빌 경찰서장을 주 보험장관에 임명하자 민주당과 히스패닉계 이민단체들도 “허를 찔렸다”는 반응이다.

공화당 주지사가, 그것도 켐프 주지사가 조지아주 역사상 최초의 히스패닉계 각료를 임명한 사실에 놀란 것이다. 특히 킹 신임 장관은 히스패닉계의 대표적 정치참여단체인 GALEO와 각별한 관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ALEO는 조지아 공화당과 켐프 주지사의 반이민 노선에 노골적인 반대 캠페인을 벌인 단체이다.

지난달 GALEO 주도 인물 중의 한 명인 닥스 로페스 판사가 조지아주 대법관 후보로 거론되자 데이비드 퍼듀 연방 상원의원이 직접 반대의사를 표명할 정도로 공화당과 GALEO는 사이가 좋지 않았다. 공화당 강경파들은 GALEO에 대해 “불체자를 옹호하고 불법이민 단속까지 반대하는 위험한 단체”로 보고 있다.

결국 켐프 주지사는 로페스 대신 흑인 여성인 숀디나 모리스 판사를 대법관에 임명해 강경파들의 주장을 수용하는 한편 소수계 여성인사 발탁을 통한 공화당 지지기반 확대라는 목표를 이뤘다. 그리고 어제 결국 킹 장관을 임명해 히스패닉계로도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2일 임명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켐프 주지사는 “킹 서장은 재직 시절 이중 언어 구사 경찰관을 채용하고 순찰차에 다양한 언어를 적어놓는 등 조지아주의 다양한 이민자 커뮤니티와 소통해왔다”고 이례적인 찬사를 보냈다. 결국 내년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조지아주 소수계와 이민 커뮤니티의 지지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인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켐프 주지사는 캅카운티 검사장(DA)에 흑인 여성인 조이엣 홈스를 임명했다. 켐프는 지난 주지사 선거 결과 공화당 표밭으로 여겨졌던 캅카운티에서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후보에게 54% 대 45%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었다. 하지만 켐프 주지사는 지금까지 주요 직책에 아시아계는 한 명도 발탁하지 않았다.

지난 12일 주청사에서 켐프 주지사가 킹 장관 발탁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이상연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