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도 없이 너싱홈 운영…인면수심 오너 체포

조지아주 데이드 카운티서…건물 매각하고 일방 퇴거 통보

거주 노인들 최악 환경서 구조…수사하던 셰리프마저 눈물

조지아주 데이드카운티의 한 너싱홈 업주가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한 여름에도 에어컨을 갖추지 않고 9명의 중증 노인들을 수용하다 경찰에 체포됐다.

16일 지역 방송 WTVC에 따르면 데이드 카운티 셰리프국은 ‘우드헤이븐 시니어 리빙’ 너싱홈의 켄트 워맥(55)을 ’65세 이상 노인에 대한 잔혹행위’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레이 크로스 셰리프는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14일 직원들이 모두 해고됐다는 제보가 들어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너싱홈을 조사했다”면서 “현장을 방문하니 간호사도 아닌 직원 1명이 32시간 동안 잠도 못자고 9명의 노인들을 보살피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워맥은 14일 너싱홈 건물을 매각한 뒤 가족들에게 일방적으로 거주 노인들을 데려가라고 통보했으며 직원들의 해고도 이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관들이 도착했을 때 너싱홈의 실내 온도는 화씨 90도를 넘어섰으며 확인 결과 에어컨이 고장났는데도 수리하지 않고 방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관들을 더욱 분노하게 한 것은 오너인 워맥이 근무하는 1층 사무실에만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크로스 셰리프는 “사무실에 들어가자 워맥에게서 술 냄새가 났다”면서 “현재 조지아주 수사국(GBI)이 사건을 이첩받아 철저한 수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로스 셰리프와 담당 수사관 채드 페인은 기자회견 도중 노인들의 열악한 주거환경을 설명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당국은 9명의 거주 노인 가운데 6명은 다른 너싱홈으로 이주시키고 다른 3명은 병원으로 후송해 치료를 받게 했다. 거주 노인의 가족인 로이스 샤프씨는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83세된 아버지는 육군에 명예롭게 퇴역한 베테랑이다”라며 “아버지가 화씨 100도가 넘는 실내에서 3일간 고생했을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진다”고 눈물을 흘렸다.

너싱홈에서 일하다 2018년 사직한 에이미 보워스씨는 “워맥은 정상이 아니었다”면서 “돈에 굶주린 사람이었고 오로지 자기 밖에 몰랐다”고 말했다.

우드헤이븐 너싱홈/Credit: WTVC
체포된 워맥/Credit: WTV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