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공장 찾은 트럼프 “삼성처럼 대해야”

중국 생산 아이폰 등 관세 면제 시사

“애플의 미국공장, 지금 현실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때 사이가 좋지 않았던 애플의 생산공장을 견학하고 가까운 관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관세 면제 혜택까지 부여 가능성까지 거론해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애플의 생산 공장을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애플 생산 공장을 견학한 뒤 “삼성전자를 대하는 것과 비슷한 기준으로 애플을 대해야 한다”며 대중 관세 품목에서 애플을 제외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정통한 소식통도 행정부 관계자들이 지난 몇달동안 (중국에서 생산된) 아이폰에 대한 관세 인상을 면제하는 것에 대해 논의해왔다고 전했다.

미국이 이처럼 애플에 대해 대중 관세 면제를 고려하고 있는 이유는 애플의 중국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함께 삼성전자가 관세를 이용해 애플보다 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길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애플과 달리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중국에서 철수했다. 이에 따라 중국과 무역전쟁 중인 미국의 대중 관세 대상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은 해당되지 않는다.

미 정부는 지난 9월 애플이 수입 관세 면제를 요청한 중국산 부품 15개 품목 중 10개 품목에 대해 관세 부과를 면제해줬다. 그러나 당시 애플워치·아이폰·에어팟 등은 면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다음 달부터 부과될 15%의 추가 관세 품목에 포함될 수 있다.

미중 무역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현재로서는 미국의 다음 달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내 무역 합의를 체결할 것이냐’는 질문에 “중국이 나보다 훨씬 더 무역 합의를 원할 것”이라며 “나는 아직 하고 싶지 앞다. 왜냐하면 그들(중국)은 내가 원하는 수준으로 올라오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해 향후 무역 협상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러한 가운데 집권 초기만 해도 쿡 CEO의 이름을 ‘팀 애플’이라 헷갈려하며 부를 정도로 사이가 좋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애플과 부쩍 가깝게 지내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에만 뉴저지주에 위치한 골프클럽에서 두 차례 골프를 즐기고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또 지난 2월에는 쿡 CEO가 트럼프 행정부의 노동력정책자문위원회에 합류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애플이 오스틴에 두 번째 캠퍼스를 세우기로 발표한 점은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며 애플에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할 것을 주장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장 견학에 앞서 애플의 공장 건립 계획을 인용하며 애플의 일자리 창출을 강조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도 공장을 견학한 뒤 “우리는 매우 강력하고 중요한 공장의 시작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선거캠프에서 일했던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나는 항상 애플에 대해 이야기했고, 나는 애플이 미국에 공장을 세우는 것을 보고 싶었다”며 “그것이 지금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여러모로 사실이 아니라고 IT전문매체 더버지는 지적했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이) 오스틴에 캠퍼스를 세우고 있다고 말했지만 건설 중인 캠퍼스는 제조 공장은 아니라는 것. 매체는 새 컴퍼스는 본사처럼 디자인과 엔지니어 작업을 담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방문한 공장도 애플의 생산 공장이 아니라 하청업체인 플렉스(옛 플렉스트로닉스) 소속이었다.

이 공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인 지난 2013년 팀 쿡 CEO가 “미국 내에서 조립하겠다”고 밝힌 이후 맥프로를 조립,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오늘 나는 높은 임금을 받는 일자리를 미국에게 돌려줄 주요 애플 제조 공장을 텍사스에 열었다”라고 했다.

이에 더버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마치 애플이 미국 내에서 제조를 하고 있는 것이 자신의 공인 양 말하고 있는 건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또 틀린 말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건 그(팀 쿡 CEO를 지칭)는 관세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라면서 “여기에 (공장을)지을 때엔 관세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더버지는 애플은 현재 중국에서 조립된 아이폰과 맥북에는 관세를 적용받지 않고 있으며 수입되는 부품들에 대해서만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에서 조립된 제품에 대한 과세는 그대로 적용돼 미국 내에서 맥프로를 조립할 경우 인건비와 생산비에 관세까지 적용될 경우 훨씬 더 비싸다고 설명했다.

애플공장을 찾은 트럼프 대통령/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동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