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vs. 디캐프리오 ‘난타전’

보우소나루 “디캐프리오, 화재내는 NGO 돕는다” 비난

디캐프리오 “생태계 보호단체 지지 자랑스러워” 반격

 

배우이자 환경 운동가인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릴 만큼 유사 행보를 보이고 있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한 판 붙었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을 두고서다.

30일 AF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먼저 디캐프리오를 공격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전날 주례 방송 연설을 통해 디캐프리오가 아마존을 불태우는 사람들이 세운 비정부기구(NGO)에 약 50만달러의 일부를 기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어디에 얼마나 기부하고 있다는 것인지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디캐프리오가) 멋진 남자 맞지?”라고 물으며 “그는 아마존을 불태우기 위해 돈을 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튿날에도 유사한 주장을 폈다.

외신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알테르 두 차오(Alter Do Chao)에 있는 소방대원 자원봉사자 4명이 기소된 이후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세계자연기금(World Wildlife Fund)으로부터 돈을 타기 위해 여러 차례 화재를 일부러 내고 사진을 팔았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NYT는 이번 기소는 정치인들에 의해 상당한 비난을 받았는데 이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이들을 박해하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WWF는 디캐프리오로부터 기부를 받은 사실, 그리고 이들 소방관들로부터 사진을 산 사실 모두를 부인했다.

디캐프리오도 반격에 나섰다.

디캐프리오는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마존이 위기에 처했을 때 브라질 국민들이 그들의 자연과 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글을 올렸다. 또 “그들이 환경을 구하기 위해 필요한 헌신을 하고 열정을 갖는 것은 놀랍고 감동적이며 본보기가 된다”고 했다.

또 “지원할 만한 가치가 있기는 하지만 우리는 그 단체에 자금은 지원하지는 않았다”면서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생태계를 보호하는 단체들을 옹호하는 것은 자랑스럽다”고 기부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환경단체 어스 얼라이언스(Earth Alliance)를 돕고 있으며 이곳을 통해 아마존 화재 진화를 돕는 ‘아마존 포레스트 펀드’를 설립했다. 이 기금의 규모가 50만달러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전에도 아마존 열대우림 화재와 관련해 환경 활동가들과 보호 단체들 때문이라며 자주 불만을 피력해 왔다. 지난 8월엔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모든 건 NGO들이 아마존에서 불을 지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는데 그 때 역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었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